① 경상북도의 문화복지 현주소

사진은 특정기사와 관계없음.

경상북도 문화정책의 허와 실
글 싣는 순서

① 경상북도의 문화복지 현주소

② 경북도내 문화사각지대 현장

③ 경북도민 대상 문화회관 등 문화시설 이용 설문

④ 경북도청 문화바우처 허와 실

⑤ 경북도청 문화정책 진단

⑥ 프랑스 문화부 소외계층을 위한 문화정책 들여다보기

⑦ 독일 등 유럽의 문화 소외계층을 위한 문화정책

⑧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문화정책 수립 제언

오늘날 우리는 문화적 위기에 처해 있다. 생산윤리의 상실과 생산투자의 격감, 집단적인 아성 구축과 투쟁 등으로 사회의 조화와 질서는 계속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시대라고 하지만, 인간은 전혀 새로운 인간이 아니며 그들이 형성한 사회 역시 새로운 사회라고 정의하기에는 모든 것이 역부족이다. 분명하게 주장하는 모델은 있지만 그것을 만들거나 탄생시키려는 실질적 방향 모색에 대한 의욕이 부족하며 이익집단간의 외침은 증대하고 있으나 집단과 집단 간의 소통윤리는 진작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극심한 혼란과 더불어 빈부격차 또한 심화됐으며, 그것에 대한 바람직한 대안 역시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런 문화적 위기를 어떻게 대처하고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이러한 상황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고, 하루아침에 개선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이 문제는 어떻게 백성의식에서 시민의식으로 바뀔 수 있는가, 그리고 어떻게 문화적인 개혁을 할 수 있는가 하는 질문과 상통하는 것이다. 문화를 통해서 사회를 개혁한다는 것은 새로운 상황, 새로운 시간과 공간에 대한 가치와 정신이 마련돼야 한다는 뜻이며 새로운 가치관과 정신으로 실천한다는 뜻이다.

이에 본지는 우리에게 새로운 시간과 공간의 장을 열 수 있는 대안으로 우리사회 저변에 심화되고 있는 문화소외 및 문화사각 지대를 줄여나가는 것을 제안한다.

경북도내 300만 도민의 삶의 가치를 새롭게 하고 가치 있게 가꾸어줄 경북도청이 새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정신문화를 형성하는 정책을 시도할 때가 됐음을 알리고자 한다.

`21세기는 문화의 시대`라는 말이 마치 화두가 된 시대이다. 엄밀히 말해서 `문화`라는 말은 다분히 포괄적인 개념으로 정의돼야겠지만, 여기서 `문화`는 사실상 문화예술을 지칭하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문화의 힘은 눈에 쉽게 드러나지 않지만 삶의 원동력을 제공하는 크나큰 역할을 수행한다. 지역민에게 고른 문화향유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인간 본연의 삶의 질을 높이고 나아가 한 도시는 물론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아직도 문화가 `향유`의 개념보다는`교육`의 개념으로 보편화돼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지방으로 내려올수록 더욱 더 고질화돼 있는 게 부인할 수없는 현실이다. 아직도 문화는 일부 상류층이나 지식인의 전유물로 인식돼 있으며 지적 우월감을 나타내는 하나의 잣대인 냥 별도의 취급받기도 한다. 따라서 문화를 향유하는 대상 또한 극히 일부에 불과하며 특히 문화의 적극적인 수혜자가 돼야 할 우리사회의 소외계층 즉, 노인, 장애인, 다문화 및 농어촌지역 아동·청소년, 저소득가정 아동·청소년 등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은 극히 미비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기획취지는 현재 경상북도 지역의 문화소외계층에 대한 현를과 실태를 취재하고 이들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 및 지원 형태 등 해외 및 국내 사례를 알아봄으로써 21세기 문화의 시대가 요구하는 문화선진화의 방안을 모색하려 한다.

오늘부터 6월22일까지 매주 금요일마다 8회에 나눠 게재한다.

공연예술·출판, 건물 건립에만 치중
소외계층 등 문화복지실현 의지 부족

경북도청은 올해 도정방향으로 `꿈과 희망을 주고 누구나 살고 싶은 풍요로운 경상북도`를 내걸었다. 역점 시책 중 하나인 `서민이 대접받는 따뜻한 경북구현`은 문화복지를 위한 정책을 실천하고 정착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그러나 주민의 문화복지서비스를 가장 많이 담당해야 하는 자치단체이지만 지역문화에 대한 정체성과 주민의 문화복지 욕구에 대한 개념 없이 중앙정부의 문화정책에 편승하는 형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문화를 문학이나 공연예술에 대한 관심에 국한시키고 있으며 그러한 문화의 생산이나 수혜에 대한 관계를 증진시키는데 주력하는 것으로 한정돼 있다.

우리사회의 소외계층 즉, 노인, 장애인, 다문화 및 농어촌지역 아동·청소년, 저소득가정 아동·청소년 등 취약계층에 대한 문화복지나 정책에 있어서는 거의 문맹상태에 있다.

이런 올해의 정책은 지난해나 2010년의 정책과 견주어 별로 변한 게 없다. 동시에 현대 문민사회에서 중요시하고 있는 개혁, 나아가 의식 개혁과는 여전히 거리가 멀다. 게다가 그런 문화복지를 다루고 있는 부서 또한 따로 개설돼 있지 않다.

무엇보다 소외계층들에게 있어 삶의 의미와 세계관을 제공해 주며 삶을 인도하는 문화가 어떻게 삶의 원동력이 될 수 있는가 하는 정신적인 영역에 관심을 가지고 세밀하게 연구하고 정책을 마련하고자 하는 관심도 두지 않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이처럼 경북도청은 올해 문화예술 관련 516억을 책정하고 있지만 부문별 예산을 면밀히 검토해 보면 두 가지의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다.

먼저, 공연예술이나 출판, 건물의 건립 등에 치중함으로써 문화영역과 문화정책의 중요성을 제한하고 있으며 문화정책이 기구나 관리하고 예산이나 편성하는 협소한 영역에 한정돼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책의 예는 여러 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문화기반 조성에 11억4천700만원, 지역문화활성화지원 57억2천300만원, 지역예술활성화지원 16억8천700만원 등을 책정해 놓고 있다. 방향은 도민문화 향수능력, 제고능력을 위한 문화정책 실현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에 대한 적극적인 추진과제로서 문화기반 및 시설 조성, 도서관 및 미술관 건립 및 확충, 문화행사 지원, 문화예술활동 지원, 지방문화원 활성화 등을 들고 있다.

이러한 외면적인 정책들도 물론 중요하지만 우리는 어떠한 기반 위에서 문화정책을 수립하고 운영할 수 있는 가를 생각해 봐야 한다. 그 기반이 없다면 또는 잘못된 것이라면 문화정책을 제 아무리 훌륭하게 계획하고 구상한다고 하더라도 그 문화정책은 공허한 것일 수 밖에 없다.

그것은 마치 문화 안에서 문화를 고치려는 격이 되며 마치 차안에서 차를 밀고 지게 위에서 지게를 지고 가려는 것과 같이 불가능한 것이다.

행정·기능적으로만 문화정책 강행
사회 전체에 대한 문제고민 `절실`

소외계층 등의 문화복지 실현을 위한 예산은 분명 따로 두고 책정해야 한다. 현재 경북도청은 지역예술활성화지원 아래 예산을 두고 있다.

다른 문제는 문화정책을 행정적으로 기능적으로 밀어붙이면 문화가 변화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문화는 그 속성 자체가 5,6공화국에서 처럼 “하면 된다”고 해 무엇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의식 개혁 하시오”라고 말해 되는 것도 아니다. 문화는 다양한 사회적 여건들과 결합돼 따로 분리해 내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우리의 정신 속에 내재화 돼 있어 하루아침에 변화되기가 어려운 것이다.

이러한 문화의 속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밀어붙이기만 한 결과 비인간화된 사회문화, 관료적이며 기능적인 문화 그리고 전문화된 문화를 정책적으로 고려해 왔을 뿐이다.

그러나 문화는 정신의 문제, 내면의 문제이기 때문에 끊임없이 창조하려고 노력하며 개발하려는 과정에서 형성되는 것이다.

따라서 문화정책의 운영방법에 있어서 문화의 성격을 제대로 이해하고 문화와 정치, 경제 등 제반 사회적 여건들과의 역동적이며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음을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사회 제반 여건들의 정신적인 기반을 문화가 제공하고 있음을 알고 정신적인 기반을 변화시키는 정책을 수립하지 않고서는 문화정책이 제대로 수행될 수 없다.

현 상황에서는 경북도청의 문화정책은 사회 전체에 대한 문제를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문화의 진공상태는 간과할 수 없는 것이다.

※`경상북도 문화정책의 허와 실`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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