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서비스 향상·운송원가 상승에 32억원 요청
시의회, “보고안 배차간격 허점투성” 현실적 대책 요구

포항시가 2008년 남구 오천읍 문덕리로 차고지를 이전한 후 서비스 질이 떨어지고 운송원가도 상승했다며 포항시의회에 시내버스 구입비 등을 명목으로 예산 32억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의원들은 포항시가 밝힌 예산 근거는 `현실성이 떨어진다.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하라`며 제동을 걸었다.

포항시의회 건설도시위원회는 19일 포항시 교통행정과로부터 `문덕차고지 이전에 따른 대책`을 보고받았다.

이 자리에서 교통행정과는 문덕차고지 이전으로 서비스가 떨어지고 운송원가가 상승해 일부 노선의 운행계획 및 노선 변경이 불가피하다고 보고했다.

특히 문덕으로 차고지가 이전되면서 버스 1대당 왕복운행거리가 8.2km 늘고 배차간격도 늘어 승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어 현재 배차간격을 유지하려면 시내버스 11대를 추가해야 한다고 보고했다.

이에 따라 시내버스 구입비 11억원과 이 버스의 운송원가(1대 당 1억9천만원) 20억9천만원 등 예산 31억9천만원이 필요하다며 건설도시위원회에 예산 승인을 요청했다.

하지만 의원들은 보고 내용에 따르면 버스를 추가 도입했을 때 모든 노선의 배차간격이 오히려 2~3분 늘어난다며 보고안이 허점 투성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에 따르면 시내버스를 추가 투입했을 때 노설별 배차간격은 160번(문덕-용흥)만 현재 23분에서 16분으로 7분 줄어들 뿐 107번(문덕-흥해), 160번(문덕-용흥), 175번(문덕-달전), 500번(문덕-청하), 102번(양덕-문덕) 등 대부분이 지금보다 2~3분 늘었다.

정해종 위원은 “버스를 추가하는데도 배차간격은 오히려 늘어난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며 “회사 측과 협의한 사실이냐. 수십 억원을 들이고도 시민들의 원성을 살 것이 뻔하다”고 지적했다.

장복덕 위원장도 “버스 11대를 추가하고도 배차간격이 늘어난다면 버스를 11대보다 더 늘려야 한다는 결론이다. 보고안 자체가 현실적이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이상권 교통행정과장은 “포항시와 회사 간 실무진이 협의한 내용이다. 배차 간격을 줄이면 줄일수록 예산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노선과 서비스 질 등) 최대한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선에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건설도시위는 △정상적인 배차 간격 시 필요한 버스 대수 △노선조정 시 예산을 최소화 하는 방안 △최소 예산으로 서비스를 유지하는 방안 등 대책을 심도있게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최승희기자 shchoi@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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