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종흠 시사칼럼니스트

북한이 남한쪽으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겠다며 준비를 서두르고 있는데도 국민들과 정치권은 별로 두려워하는 기색이 없어 보인다. 물론 북한의 발표는 남한을 겨냥한 것은 아니라지만 어쨌든 우리 지역을 통과할 뿐아니라 발사에 실패할 경우 우리 군이 요격태세를 갖추고 있다해도 로켓과 추진체 등에 의한 직접적인 피해를 가져올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정부와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그렇다면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설사 핵폭탄을 장착한 것이 아니라도 우리에게 엄청난 공포의 대상이다. 지난 번처럼 미사일 발사후 핵실험을 했던 것을 생각해 보면 더욱 가공할 일이다. 이는 북한의 주장대로 단순히 우주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것으로만 치부할 일이 아니다. 핵공포를 미사일에 실어 나를 가능성을 증폭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유엔 안보리가 진작부터 제재에 나섰고 이번에도 나선다지만 직접적인 예상 피해대상은 우리 국민이기 때문에 실효적 대책과 향후의 대비에 초미의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이같은 북한의 무모한 핵과 미사일 도발이 우리를 위협하고 국제사회의 공포가 되고 있지만 정작 우리의 정치권은 국제사회의 반응보다 미온적인 느낌이다. 지난 26일 개막된 서울의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한 주요국들은 북한 미사일에 대한 반대를 분명히 하고 있는데 비해 정치권은 4·11총선과 관련, 이같은 북한의 망동이 어느쪽에 유리할 것인지 표계산에 더 골몰해 있거나 아니면 침묵하고 있는 현실이다. 더욱 기가 막히는 것은 이번 총선에서 민주통합당과 야권연대를 이룬 통합진보당의 주류가 북한을 추종하는 주체사상파라는 보도는 너무나 놀라워 할 말을 잊게 한다. 민주통합당의 야권연대 비밀문건에서 통합진보당의 주류는 `경기동부연합`이라 했다는 것이고 `경기동부연합`은 통합진보당의 과거 뿌리였던 민노당에 몸담은 적이 있던 진중권씨가 주체사상파의 한 갈래라고 했다는 것이다. 통합진보당이 주도한 반미코드의 제주해군기지 반대와 한미FTA재재협상에 민주통합당이 끌려가 야권연대를 이루었던 그간의 사정을 보면 이번 총선에서 야당이 승리할 경우 북한의 이같은 맹동이 국내 정치에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아찔하고 한심할 뿐이다. 특히 종북적 정치세력이 국회 원내교섭단체까지 만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은 이번 선거의 중요성을 극단적으로 말해 준다.

이에 대해 야권연대는 25일 총선 공동선대위 첫 공동논평에서 이른바 `경기동부연합` 보도는 `시대착오적 색깔론`이라 주장하며 통합진보당과 관련된 종북노선을 부정했다. 그러나 통합진보당에 직간접적으로 관계했던 인사들의 구체적 증언에 대해 납득할 수 있는 증거를 제시하는 반박주장이 아니어서 설득력이 없다. 통합진보당은 천안함 사태에 대해 북한 소행임을 부정했는데다 특히 `경기동부`의 브레인이면서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의 남편인 심재환 변호사는 대한항공 KAL기폭파범 김현희에 대해 “완전히 가짜다”고 주장했던 인물이다. 일부에서는 그를 이 대표의 `아바타`라고 할 만큼 북한 추종적 행태가 드러나 있다. 야권연합이 `색깔론`을 주장하려면 통합진보당에 대한 드러난 사실 뿐아니라 종북적 행태에 대한 증언에 대해 구체적 설명이 있어야 할 것이다.

굶주림을 못이겨 탈북사태가 일어나고 그 과정에서 온갖 비참한 인권유린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천문학적 돈을 들여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려는 북한 정권을 추종하는 세력을 이번 총선에서 국정 주역으로 끌어들인다면 어떤 결과가 올까. 우리 국민이 지금 북한주민이 받는 고통 이상의 응보를 받더라도 할 말이 있을까. 설사 핵안보정상회의에서 북한의 핵개발과 장거리 로켓발사를 제재하는 결의를 한다해도 우리 국민의 단호하고 통합된 대비태세가 없다면 북한의 야욕과 위험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투표에 앞서 어린이들도 도와줄 대상으로 알고 있는 북한을 추종하는 정치인들의 정체를 확실하고 분명하게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