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분 도가니 청도소싸움장 연일 만원
치열한 경기에 수십배 배당 희비 교차

▲ 예측불허의 승부로 갈수록 열기를 더하고 있는 청도 소싸움 광경.

【청도】 청도 소싸움장이 계속되는 이변으로 연일 만원사례를 기록하며 관중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다.

뻔한 싸움이라고 여겼던 경기들이 뒤집히고 관람객들은 저마다 경기를 분석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특히 지난 토요일 경기에서는 1경기부터 예상이 빗나가기 시작해 하루 종일 승부가 뒤집히는 이변이 이어졌다.

강자 그룹인 A조에 소속된 싸움소들이 제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B조에게 넉다운되는 양상을 보이며 관람객들의 애간장을 녹이기도 했다.

승부를 예측할 수 없게 되자 관람객들은 청(靑)소와 홍(紅)소에게 모두 배팅하는 안전 전략을 세웠다.

소싸움 경기의 이변은 고액배당으로 이어졌다. 토요일 첫경기(연호와 신덕산)부터 시단승 17배의 고배당이 터지며 이날 대이변의 신호탄이 올렸다. 제10경기(아만세와 탱고)에서는 시복승 295.8배의 배당이 나와 이날 경기가 얼마나 치열했는지를 짐작하게 했다.

토요일 경기가 기우가 아니었음이 일요일 경기에서도 입증됐다. 고배당 행진이 계속된 전날의 경기 결과가 알려지면서 소싸움장을 찾는 관람객 수도 늘어났다. 이날 처음 온 관람객들이 배팅 방법을 묻는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되기도 했다.

광주광역시에서 사업을 하는 부부는 “저번 주에 한번 와보고 재미가 있어 친구 내외를 데리고 다시 왔다”면서 먼 길을 찾아오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막걸리 주류업을 한다는 이들은 “이렇게 재미있는 레저 문화를 정착시킨 청도공영사업공사에 감사한다”고 인사한 뒤 감사의 표시로 막걸리를 보내 주겠다고 제안해 경기운영자들을 기쁘게 만들었다.

일요일 7경기(핵펀치와 명승호)는 핵펀치가 감아 돌리기와 뿔치기 공격을 하자 명승호가 되감기 및 받아치기로 응수하는 등 시종일관 승부를 예측할 수 있는 명승부가 펼쳐져 관객들을 가슴을 졸이게 했다.

이어진 8경기(범용과 망치)는 그야 말고 소싸움의 진수를 보여준 멋진 한판이었다. 범용의 목덜미 찍기에 망치는 뿔치기로 맞서며 한치도 양보하지 않았다. 두 싸움소의 접전은 4라운드(19분59초)에 가서야 끝이 있다. 1초 차이로 시단승 배당률이 30배가 넘게 차이가 났다.

4라운드에 배팅한 관람객은 27.3배의 배당을 받았으나 5라운드에 배팅한 관람객들은 1초의 벽을 넘지 못하고 60.9배의 배당을 놓쳐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시복승 배당에서도 이날 최고인 203.3배를 기록했다.

7, 8경기의 결과는 끈기의 명승호와 공격 면에서 우세한 망치의 승리로 끝났다. 하지만 6천만원을 호가했던 범용의 몰락을 보며, 소싸움은 몸값에 비례하지 않으며, 영원한 승자가 없음을 또 한번 각인시켰다.

/이승택기자 lst59@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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