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신화, 각국 호객 분위기 소개美 정부, 비자발급 대폭 간소화스페인, 중국 직항노선 등 협의

▲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세계 각국이 `큰 손`으로 부상한 중국 관광객을 잡으려고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 연휴를 즐기려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19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세계 각국이 `큰 손`으로 부상한 중국 관광객을 잡으려고 총력전에 나섰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26일 보도했다.

그 중 미국이 가장 적극적이다. 미국은 최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지시로 중국을 포함한 브라질, 인도 등 신흥경제대국에서의 비(非)이민 비자 처리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고 있다.

따라서 그동안 까다롭던 중국인에 대한 비자발급이 간편화되고 신속화하고 있다고 관영 영자지인 차이나데일리가 전했다.

미 행정부는 올해 중국인에 대한 관광비자 발급을 100만 건 더 늘릴 예정이다.

특히 새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관광 진흥 전략을 펴고 있으며 중국인을 겨냥하고 있다.

미국 관광업계는 중국 관광객들이 미국에 오면 `싹쓸이` 쇼핑을 하는데 주목하고 있다. 미 여행업계는 중국인 관광객 한 명이 미국에서 평균 6천 달러(673만원)를 쓴다고 밝혔다.

미 행정부는 비자발급 증가에 맞춰 중국 내 미국 공관에 영사인력 50여 명을 연내에 충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는 춘제(春節·설) 연휴에 수도 파리의 관문인 샤를 드골 공항과 오를리 공항을 중국식으로 꾸몄고 공항에 중국어가 가능한 직원을 배치했다.

아울러 중국 표준어인 푸퉁화는 물론 부자 동네인 광둥(廣東)성 출신을 겨냥해 광둥화 안내 서비스도 했다. 중국 관광객에겐 공짜로 관광 책자를 나눠줬고 사치품 구매 때 할인 혜택을 별도로 줬다.

이밖에 중국어로 된 여행노선 프로그램을 아이폰 등으로 서비스했다. 한마디로 돈많은 중국인을 위해 `레드카펫`을 깐 것이다.

유럽 채무위기와 미국의 경기침체 여파로 서구 관광객의 주머니는 쪼그라든 반면 상대적으로 경제적 여건이 좋은 중국인의 외국 관광이 늘면서 이처럼 세계 각국의 중국 관광객 `구애 작전`이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관광대국인 스페인은 오는 2020년까지 중국인 관광객을 연간 100만 명 유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2009년 중국인의 스페인 관광이 8만9천523명이었고 올해 20만 명으로 예상된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스페인은 중국인 고객 유치 차원에서 중국과 직항 항공노선을 협의 중이다. 호텔과 음식점에 중국인 입맛에 맞는 음식을 개발하라고도 주문했다.

스페인 정부는 또 베이징(北京)과 광저우(廣州) 이외 지역에도 스페인 관광사무국 개설을 계획 중이다.

영국 역시 런던 시내의 이른바 초호화 쇼핑 거리인 본드 스트리트 상점에 중국어가 능통한 직원을 크게 늘려 중국 관광객을 유혹하고 있다. 163년 역사를 지닌 영국의 대표적 백화점인 해로즈도 중국인 관광객을 위한 전용 계산대를 설치하고 대부분 중국인이 사용하는 인롄(銀聯)카드 결제를 받고 있다.

신화통신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한국, 일본, 대만도 중국 관광객 유치에 적극적이라고 소개했다.

대만은 최근 중국 본토인에 대한 관광비자 발급 조건을 완화했다. 이에 힘입어 설 연휴 기간에 대만을 찾은 본토인은 작년 춘제 때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5만5천여 명에 달했다.

통신은 서울의 대표적인 쇼핑 장소인 동대문은 중국 춘제 분위기가 느껴질 정도로 중국풍 장식을 하고 손님을 끌고 있으며 일본은 각 지방정부가 중국판 트위터 격인 웨이보를 개설해 중국어로 관광 정보를 서비스하는 `친절`을 베풀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밖에 외국 관광에 나서는 중국인 10%가 찾는 태국은 중국인에게는 비자발급 비용을 아예 받지 않고 국립공원에 무료로 입장시키는 혜택을 주고 있다.

호주는 지난해 9월부터 중국 내에서 관광 유치를 위한 TV 광고에 나섰고 싱가포르도 도박을 좋아하는 중국인을 겨냥해 최근 대형 카지노를 개장했다.

피지는 홍콩과의 직항 왕복항공편을 주당 2편에서 지난해부터 3편으로 늘리고 항공기 내에서 영어 안내 서비스와 더불어 푸퉁화, 광둥화 서비스도 개시했다.

지난해 외국 여행을 한 중국인은 6천900만 명으로 전년 대비 20% 증가했고 올해에는 7천700만 명이 외국여행을 할 것으로 중국 국가여유국이 전망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