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년(壬辰年) 용띠 새해가 밝았다.

10천간(天干)중 검은색을 뜻하는 `임(壬)`과 12지지(地支)중 용을 의미하는 `진(辰)`이 결합해 60년을 주기로 찾아오는 흑룡띠해다.

용은 상상의 동물이지만 그 으뜸으로 쳤다. 그래서 용이라고 하면 제왕을 상징하기도 했다. 왕이 집무할 때 입는 옷을 곤룡포라 한 까닭이 이에서 비롯된다. 그 뿐만 아니라 제왕이 사용하는 각종 집기도 용을 넣었다.

옛 그림들을 보면 용은 처음엔 왕실이 독점했겠지만 나중에는 점차 민간에 퍼져 가구나 옷감에도 등장한다.

용은 `물`에 대한 옛날 말인 `미르`라고 새겼듯이 `물의 신`이기도 하다. 그래서 가뭄이면 용에게 비를 내려달라 빌었고 화재에는 불을 끄는 힘이 있었다고 믿었다.

용은 12띠 동물 중에서 유일하게 상상의 동물로, 신성하게 생각하며 인간사회에서는 예로부터 황제나 임금에 해당하는 극귀한 동물로 알려져 왔다.

용은 그만큼 신비한 동물이라 그리기도 어렵고, 그리는 사람마다 제각각 그 모습이 다르게 묘사되는 것이 사실인데. 올해의 운세 역시 변화가 많고 예측하기가 어려워 내용도 변화무상하리라 본다.

임진년은 기본적으로 물(水)의 기운이 많고, 나무(木)의 기운이 갈무리되는 해로서, 큰 나무(甲木)인 우리나라는 어느 나라보다도 힘을 얻고 유리한 환경을 맞게 되는 한 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임수(壬水)라는 깊은 물속에서, 용(龍)이 헤엄치는 형국으로,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알 수 없는 일촉즉발의 긴장되는 순간에 서게 된다.

자동차를 몰고 도로를 달리다보면 인터체인지를 통과할 때가 있는데, 긴장하여 정확히 진로를 잡아야 목적지에 안착하듯이, 올해가 바로 그 선택에 따라 결과가 크게 좌우되는, 우리의 장래 운명이 결정되는 중요한 시점이라 할 수 있다.

올해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지구촌의 많은 국가에서 새로운 지도자가 선출되는 변화가 예정돼 있다. 과연 어떤 인물들이 선출돼 어떠한 리더십을 발휘하며, 또 국민의 대표자가 될지 실로 궁금하다.

임진(壬辰)의 진(辰)은 흙(土)의 기운이 주성분이지만 그 외에도 乙木(을목-작은 나무)과 癸水(계수-작은 물)의 성분이 잠재돼 있는데, 그 癸水인 작은 물이 壬水 큰물로 변해 외부로 투출(透出)돼 나타났으므로 그동안 숨어있던 인물들이 두각을 많이 드러낼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

또한 壬辰(임진)의 壬은 양수(陽水)이고 辰은 양토(陽土)로서, 주역으로 작괘(作卦)하면 수산건괘(水山蹇卦)로 수(水)와 토(土)가 상극되므로 실로 만사가 고달프고, 불편한 다리로 산을 오르는 격이니, 위험하고 힘든 형국이다. 건(蹇)은 다리를 절다, 험난하다는 뜻으로 주역의 사대난괘(四大難卦)의 하나이다,

門前有陷之象(문전유함지상)이요 寒蟬悲風之意(한선비풍지의)라. 문 앞에 함정이 있는 형상이요, 날을 추워지는데 매미가 슬피 운다는 뜻으로 대단히 힘 드는 시기임을 예고하고 있다.

국가나 개인이나 대오각성(大悟覺醒)해 이기주의와 흑백논리를 극복하고 이념적 갈등과 소아주의에서 벗어나도록 노력하며, 남을 배려하는 것이 곧 나를 돕는 것임을 알아서 역지사지(易地思之)하고, 선공후사(先公後私)해 통일을 향해 진일보하는 희망이 살아 숨 쉬는 한 해가 되도록 각별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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