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 시기 지명 인명 관직 관등명 등 기록
사회상 언어 등 신라제도 연구 귀중한 자료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신라 비석으로 평가받는 포항 중성리 신라비가 보물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은 25일 포항 흥해읍 중성리에서 2009년 발견된 중성리 신라비를 국가지정문화재 중 하나인 보물로 지정 예고한다고 밝혔다.

중성리 신라비는 기존에 가장 오래된 신라비로 꼽히던 국보 제264호 영일 냉수리비처럼 `지역에서 분쟁이 생겨 중앙에서 귀족들이 현장을 방문해 이를 해결한 후 다시 분쟁이 있을 경우 중죄에 처한다`는 내용이 담긴 포고문이다.

초기적인 석비 양식으로 최대 높이 104㎝, 최대 폭 49㎝, 두께 12~13㎝, 무게 115㎏이며, 한쪽 면에 203자의 한자가 음각으로 새겨져 신라 비석의 초기 양식을 보여준다. 비문의 내용은 토지나 재산권 분쟁을 조정하기 위한 일종의 판결문 성격을 띠고 있다.

문화재청은 신라의 지명과 인명, 관직과 관등명 등이 기록돼 있고 비석 첫머리에 `신사`(辛巳)라는 간지가 있어 건립 시기를 알수 있다는 점에서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

또 당시 사회상이나 제도, 언어사용 관행 등 신라제도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평가했다.

학계에서는 중성리 신라비가 간지년인 서기 501년에 제작돼 영일 냉수비(503년 제작)나 울진 봉평비(524년 제작)보다 오래된 신라 최고비(最古碑)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한 지역에서 2기의 비석이 발견된 것은 최초의 사례로 포항은 이번 중성리 신라비 보물 지정으로 고대 신라문화의 요람으로 발돋움하게 됐다. 두 비가 세워진 포항의 흥해·신광 지역은 신라 왕경사회의 정치·경제·군사적 요충지, 즉 왕경 6부 등의 귀족세력을 유지케 하는 수취제의 직할지와 배후지로서 국가운영의 기반이 됐던 곳이란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한편, 보물 지정 예고는 30일 이상 관보와 문화재청 홈페이지에 공고되며 예고 후 6개월 이내에 문화재위원회의에서 최종 지정 여부가 심의·결정된다. 지정예고 기간에 제출된 의견은 문화재위원회의 지정심의 때 검토할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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