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석혼효(玉石混淆)

옥석혼효(玉石混淆). 옥과 돌이 뒤섞여 있음. 곧 훌룡한 것과 쓸데없는 것, 또는 선(善)과 악(惡), 현(賢)과 우(愚)가 뒤섞여 있음을 비유하는 말이다. `포박자(抱朴子)` `상박(尙搏)`편에 나온다. 비슷한 말로 `옥석구분(玉石俱焚)`이라는 것이 `서경(書經) `윤정(胤征)`편에 있는데 이는 좋은 것과 나쁜 것이 모두 함께 망해버리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포박자`는 동진(東晋) 시대의 도사(道士)인 갈흥(葛洪:호는 포박자, 283~343)이 쓴 도가(道家)의 책이다. 그 `상박`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시경(詩經)`이나 `서경(書痙)`을 대해 (大海)라고 한다면 제자백가서(諸子百家書)는 그흐름에 합류되는 지류라고 할 수 있다. 옛사람들은 재주 얻기 어려움을 한탄해, 곤륜산(崑崙山)의 옥(玉)이 아니라 해서 야광주(夜光珠)를 버리거나 성인(聖人)의 글이 아니라 해서 수양에 도움이 되는 말을 버리는 일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날에는 한(漢), 위(魏) 이래 본 받을 만한 좋은 말이 많이 나와 있는데도 그것을 추려낼 만한 성인이 나타나지 않았다. 그래서 식견이 좁은 사람들은 깊은 뜻은 살피지 못하고 글자의 해석에만 급급하거나, 소도(小道)이므로 전혀 돌아볼 가치도 없다거나, 너무 넓고 깊어서 사람들의 정신을 어지럽히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는 티끌이 쌓여 태산이 되고, 많은 빛깔이 모여 찬란한 아름다움을 이룬다는 것을 모르는 것이다. 또 천박한 시부(試賦)를 감상하는가 하면 뜻깊은 제자백가의 서(書)를 가볍게 여기며 유익한 금언(金言)을 하찮게 생각하며, 깊이가 없는 공허한 말들에 감탄한다.

그래서 참과 거짓이 전도되고 `옥과 돌이 뒤섞이며`, 사광(師廣:樂師의 이름)의 정악(正樂)과 상(桑)의 속악(俗樂)을 같은 것으로 보고 용장(龍章)의 아름다운 옷도 누더기로 보니 참으로 한심한 일이다.

여기에서 유래해 훌륭한 것과 나쁜 것이 섞여 있는 것을 `옥석혼효`라고 일컫게 됐다.

`옥석혼효`의 뜻대로 바로보는 지혜를 갖기란 참으로 힘이 든다. 인간사에는 능력보다는 학연 혈연 지연 우선시 하다보니 모른일이 잘못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전문성이 배제된 사회구조의 모순으로 정치, 경제, 문화, 행정이 뒤걸음질하고 국가 발전과 국민 정신건강을 위해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찾아야만 한다. 만물의 영장인 인간에게도 돌과 옥이 있다는 현실에 자꾸만 먼 허공을 바라보게 된다.

/쌍산 김동욱

한국서예퍼포먼스협회 상임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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