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고령군의회가 예산안을 놓고 의원들간 의견 충돌을 빚으며 예산 처리를 못하는 등 파행하고 있다.

고령군의회 김재구 의장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인 배영백 의원이 자연휴양림 사업 예산삭감 문제로 충돌했다.

배영백 의원은 지난 16일 예결특위 위원장(성목용 의원)이 건강상의 이유로 출석하지 않아 간사로서 진행을 맡았다.

예결위는 고령읍 신리 자연 휴양림 펜션설치 2차사업에 대해 본회의 의결에 앞선 결정회의에서 전날까지 의견 조율로 이뤄진 제1안 국·도·군비 모두 삭감, 제2안 군비만 삭감하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위원장이 2안에서 당초 전액 삭감키로 했던 도시과 공공디자인 관련 예산의 일부 삭감 안을 다시 들고 나왔다.

이에 김재구 의장이 예결위원장도 새 안을 내놨으니 위원들도 다시 안을 내라고 조정했다.

배 의원은 “의장이 휴양림예산을 모두 살려줘야 한다는 의도로 말해 사회를 못보겠다. 간사를 사직하겠다”며 회의장을 박차고 나왔다.

배 의원은 “삭감조서를 내 수납해서 통계낸 자료를 가지고 결정하자는데 다시 안을 내라는 것은 처음부터 다시 하자는 논리로 의장이 파행을 유도했다”며 “국회도 회기 넘겼는데 우리도 회기 넘겨 보자는 말이 의장이 할 말인가”라며 흥분했다.

김재구 의장은 “예결위원장도 건강을 핑계로 나오지 않고 간사도 회의진행을 포기하고 떠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회기 중 의원간이나 집행부와의 갈등은 있었지만 회의진행을 거부하고 의회를 파행적으로 몰고 간 사례는 아직 없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주민 K씨(54·농업)는 “군의 한해 살림살이를 결정하는데 의원들의 개인적 이해타산을 앞세우고 있다. 의원이라면 군민들의 편의를 우선 생각해야 한다”며 “의원들은 의회의 가장 큰 책무인 예산안 심의에 열과 성을 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종호기자 jh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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