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국내 물산업 어디까지 왔나

② 대구·경북 물산업의 메카되나

③ 국내 최대 규모 포항 하수 재이용수

④ 포항 물산업 선도 시노펙스(주)

포항시 하수처리장에서 처리된 방류수를 공업용수로 재이용하는 사업이 착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사업은 다음달 초 착공식을 시작으로 본궤도에 오른다. 2008년 MOU 체결후 3년만이다. 이른바 `제3의 물산업(The 3rd Water Industry)`으로 불리는 하수처리수를 공업용수로 생산하는 민간투자사업(BTO)이다. 사업이 완공되면 오는 2014년부터는 1일 10만t규모의 물을 생산해 포스코 국가산업단지와 포항철강공단에 공업용수로 사용할 전망이다.

지구표면의 70%는 물로 덮여있다.이 중 97%는 염수다. 인간이 먹을 수 있는 물은 나머지 3%에 달하는 담수다. 그것도 인간이 접근 가능한 물의 규모는 1% 미만으로 추정된다. 현실적으로 담수의 공급 가능한 수준은 매우 낮은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물산업이 새로운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 해외 물산업 시장은 지난해 579조 원에서 오는 2025년까지 1천38조 원으로 큰 성장이 예상된다. 이 중 상하수도 분야의 시장규모가 74%로 가장 크다. 재이용수 분야의 시장은 21배로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들의 물산업 시장이 연간 10% 이상의 성장을 보이며 세계 최대시장으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환경공단은 국내 물산업 규모에 대해서도 예측치를 내 놓았다. 지난해 기준 약 12조 원으로 상하수도 분야가 전체의 84%인 약 9조8천억 원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상하수도 보급률은 상수도가 약 93%, 하수도가 약 85%로 이미 선진국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시설개량 및 유지보수관리 시장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운영관리 시장 또한 현재 상수도 약 1조9천억 원, 하수도 약 9천억 원 수준이지만 향후 지속적인 증가가 예상된다.

◆물산업의 현주소

물산업은 공공재가 아닌 경제재다. 일반적으로 물은 국가가 관리하는 공공재로 인식돼 있으나, 더 이상 물이 풍부하지 않게 되고 수자원의 효율성이 강조되는 사회적 여건상 더 이상 공공재가 아닌 경제재로 인식의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개발도상국과 저개발 국가의 정부 예산 부족과 프로젝트 파이낸싱으로 대표되는 다양한 금융기법의 발전은 민간기업이 시설물 일체를 제공하고 장기간의 운영계약을 통해 투자를 회수하는 민영 사업모델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물산업의 시장규모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물산업의 중요성을 더욱 실감할 수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선진국의 관망 노후화 교체, 개도국의 상하수도 인프라 구축, 도시화의 진전, 중동의 해수담수화 수요증가 등에 따라 전세계 물시장은 연평균 6.5%씩 성장하고 있다. 전세계 시장규모는 3천620억달러(2007년)에서 약 8천650억달러(2025년)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영역별로 나누어 보면 가장 큰 영역으로 상수도 운영사업이 전체 시장의 약 36%를 차지하고 있다. 필터 등 제조관련 시장이 약 34%, 건설 관련 시장이 30%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지역별로 동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시장이 연간 10% 이상 성장하면서 세계 최대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중국도 세계 물시장의 주요 국가로 부상하고 있고 세계 주요 물기업들은 중국에 진출, 활발한 사업을 전개 중에 있다.

이같은 움직임과는 달리 아직까지 국내시장은 열악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해수담수화 부문의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두산중공업(세계시장 점유율 40%) 등이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는 경쟁력 있는 분야도 있다. 그러나 스마트 상수도 지능형 상수관망, 정수처리 지능형 플랜트 등 첨단기술은 선진국의 55~65%에 불과한 실정이다. 특히, 운영사업에서는 상수도 시장의 민영화율이 0%로 나타나듯이 전반적인 역량이 매우 취약한 상황이다.

이 같은 사정을 감안, 정부는 지난해 정부는 물산업 육성 추진 전략을 발표했다. 오는 2020년까지 지방상하수도의 광역화와 상하수도 기자재 산업 활성화 등을 추진하고 물산업 시장을 주도할 원천기술 개발과 전문 물기업 육성 등에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현재 한국환경공단의 물 관련 사업 주요 수행 조직은 2개 본부 5개처 254명(지역본부 별도)으로 구성돼있다. 이들 가운데 상하수도지원처 내에서 지난 6월부터 물산업 해외진출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 운영중이며 기획조정처 국제협력팀에서 국제협력 업무를 수행, 사업부서별 해외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환경공단 상하수도 분야의 2011년 사업 예산 내역을 보면 상수원 수질개선 사업 118억 원, 상하수도설치지원 사업 2천545억 원, 유역별 하수처리체계 사업 3천392억 원 등 총 6천896억 원이다.

주요 사업으로는 우선, 상하수도시설 정책지원 사업이 있다. 이는 지자체 상하수도 계획의 적정성과 기술을 검토·지원하고 상하수도시설 기술을 지원·진단하는 사업으로, 고도처리 성능 확인 등의 정책 지원을 통해 지난해까지 1천536건을 지원, 648억 원을 절감하는 등 국가예산절감 및 처리효율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또, 지방상수도 광역화사업을 통해 164개 수도사업자를 39개 권역으로 통합함으로써 수도사업에 진출했다.

◆정부 물산업 육성 추진 계획

정부는 `물산업 강국 구현`이라는 비전을 바탕으로 내수진작 및 해외수출을 활발히 추진, 2015년까지 물산업을 최소한 20조원 이상으로 확대시킨다는 전략이다. 물전문 기업군을 창출, 세계 10위권 기업을 2개 이상을 육성한다는 계획을 수립 해 놓고 있다.

정부는 장래 물 부족에 대비해 강변여과수, 해수담수화 등 대체 수자원 개발 투자와 선진 정수처리 공정에 9조3천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물론 `제3의 물산업`이라는 하수처리수 등의 재이용 사업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포항 하수재이용수 처리도 이런 일환에서 추진되고 있다.

열악한 상하수도 서비스 체계도 바꾼다. 정부와 민간간의 역할분담을 새롭게 정립한 것이다. 현재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상하수도 서비스의 공급기능과 관리감독 기능을 모두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관리·감독기능과 서비스 공급기능을 분리, 지방자치단체는 수질관리, 수도요금결정 등 공익적 측면에 대한 관리감독 기능을 수행하고, 정수 및 하수처리 등 서비스기능은 전문기업에게 맡길 계획이다.

지속적인 제도개선과 시설투자도 아끼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우리나라의 상하수도 보급률은 상수도가 90%, 하수도가 80%에 이르는 등 선진국 수준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도시 지역과 농촌 지역간의 편차가 심하고, 관망노후화 등에 따른 누수발생으로 인해 많은 예산이 낭비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민자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나 불합리한 제도 등은 투자여건을 성숙시키지 못하게 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상하수도 미보급 지역, 노후시설 및 관망 등에 우선적으로 투자하고, 장래 물 부족에 대비한 강변여과수, 해수담수화 등 대체 수자원 개발 투자와 선진 정수처리 공정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준택기자 jtlee@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