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우현동으로 이전
1970~80년대 2천명 넘어
지금은 136명… 겨우명맥

2007년 졸업생과 학부모 반대로 이전이 무산됐던 포항중앙초등학교가 2014년 우현동으로 이전한다.

포항 도심에 있지만 전교생 136명의 오지학교에 불과한 포항중앙초는 이번 신도시 이전을 통해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1946년 포항의 중심에 개교한 이 학교는 1970~80년대까지만 해도 학생 수 2천400여명을 유지해 당시 포항 최고의 초등학교로 이름을 날렸다.

그러나 1990년대 말부터 포항외곽에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조성되면서 발생한 도심공동화에 주민들이 하나 둘 동네를 떠났고 이 학교 학생들도 줄기 시작했다.

2007년 전교생이 10개 학급에 277명으로까지 줄자 그해 교육청은 이 학교의 역사와 명성을 잇기 위해 2008년 신설할 예정이었던 해맞이초등학교를 중앙초교로 이름을 바꿔 이전할 계획이었다.

원래 자리에는 영재교육원과 특수교육지원센터·과학발명교실을 갖춘 학습타운을 만들 생각이었다.

그러나 졸업생과 학부모들의 거센 반대로 계획은 무산됐다.

당시 졸업생 등은 포항시청사가 대잠동으로 이전한 상황에서 학교까지 옮기면 도심공동화 현상이 더욱 심해질 수 밖에 없다며 이전을 강하게 반대했다.

해맞이초등학교 인근 주민들도 이미 결정한 학교 이름을 갑자기 바꾸는 것에 거부감을 드러냈다.

난감해진 포항교육청은 설문조사 기관에 의뢰해 중앙초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학교 이전에 대한 설문조사까지 했고 조사에 참여한 학부모 가운데 79% 이전을 반대하자 결국 이전을 중단했다.

그런데 최근 4년 만에 이 학교를 우현동으로 옮기기로 결정됐다.

이번에는 총동창회가 나서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총동창회는 지난 6월 우현지구에 신설하는 초등학교의 이름을 `중앙초등학교`로 해달라는 공문을 교육청에 접수했고 8월에는 동창생 2천38명의 서명서를 제출했다.

절반이 넘는 학부모들도 여기에 동의했다. 지난 달 7일 포항교육청은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조건부 승인을 았고 중앙초는 2014년 3월 지금 위치에서 2.8km 떨어진 우현동 택지개발지구 18블록으로 이전한다.

포항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현재 신설학교 용지 가격 부문에서 재협의를 한다는 조건으로 추진이 승인된 상황”이라며 “조속한 시일 내에 적정 가격으로 용지를 매입해 공사를 실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중앙초 정장식 총동창회장(전 포항시장)은 “중앙초 교명 승계 이전이 확정되면서 1만7천여명의 졸업생은 물론 재학생과 학부모들도 기뻐하고 있다”며 “중앙초의 명맥을 이어받아 오는 2014년 우현지구에서 새롭게 개교하는 중앙초가 제2의 전성기를 맞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남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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