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흠 시사칼럼니스트

한류 바람을 타고 이달들어 사상 최대규모의 중국 단일단체관광객이 서울과 제주에 몰려들어 해당지역과 관광관련 업계가 특수를 맞고 있다는 소식이다. 미국과 유럽의 침울한 금융위기속에 모처럼 희소식을 접하는 국민들에게는 정말 가슴뛰는 일이다. 중국 굴지의 보건제품업체인 바오젠이 인센티브관광객 1만2천명을 5박6일 일정으로 수도권과 제주 관광에 투입한 것인데 업계에서는 약 914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국을 방문한 중국관광객은 최근 한국의 비자발급 완화정책과 중국인의 대일감정 악화 등으로 올해 9월 약175만여명으로 전년 동기대비 무려 41.5%나 폭증했다는 것이다.

중국의 전체 해외관광객수를 연간 약 1억명으로 잡고 그 중 10%만 한국에 유치할 경우 무려 1천만명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 관광업계의 전망이다. 게다가 중국관광객의 씀씀이는 일본관광객의 1.5배나 된다는 점에서 중국관광객의 유치는 단순한 관광특수 차원을 넘어 한국경제의 새로운 전기를 가져올 수 있는 황금시장으로 평가된다. 중국관관객은 동남아의 중국화교들마저 동반 유치할 수 있는 효과도 있어 이번에도 동남아지역 국가의 관광객이 경기지역에 몰려오는 시너지 효과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이같은 중국관광객 특수는 장기적으로 한국경제 전반에 획기적 호재가 되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서울, 경기, 제주권에만 국한되는 만큼 대구 경북 지역민으로서는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중국관광객들이 수도권과 제주를 선호하는 까닭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나 대구·경북에도 중국관광객들을 유치할 수 있는 많은 호재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지역의 자치단체와 관광공사, 관광업체 등의 분발을 촉구하지 않을 수 없다. 유례 없는 대규모 관광단의 유치는 이전까지의 관광객유치 방법과는 다른 전략을 짜야 하고, 이들의 여행에 따른 교통, 숙박, 관광코스, 안내, 통역, 쇼핑 등에 차질 없이 즐거운 일정이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들이 귀국해서도 다시 찾고 싶은 지역이 되게 해야 함은 말할 나위도 없다.

그같은 전략의 하나로 대구 경북과 울산의 특정 기업과 지역을 묶는 코스를 만든다면 다른 지역과는 차별화된 중국인들의 선호관광 지역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의 산업화 과정에서 지도층들이 가장 선망했던 기업이 포항제철, 현대조선, 현대자동차였고, 지금도 중국의 농촌근대화를 위해 벤치마킹하고 있는 새마을 사업 등을 관광할 수 있는 곳은 이곳 뿐이다. 바로 포항과 울산이다. 여기에 천년고도 경주와 보문단지, 맑고 푸른 동해안, IT산업의 메카 구미, 쇼핑지역 대구의 백화점과 서문시장을 코스에 끼워넣고 대구의 국제공항을 활용한다면 중국관광객의 구미를 자극하는 상품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가 되듯이 아무리 좋은 관광자원을 가지고 있어도 관광객들을 효과적으로 유치하지 못한다면 쓸모가 없다. 중국관광객 특수에 대비하는 특별 프로젝트팀을 만들어 민간 업체와 지방자치단체가 치밀한 대응책을 세울 것도 검토해 볼 일이다. 대구·경북은 얼마전 세계육상선구권대회를 성공적으로 끝냈고, 경주세계문화엑스포를 세계적 문화브랜드로 만들만큼 지역의 문화적 잠재력을 검증받은 바 있다. 중국관광객이 엄청난 규모로 몰려온다해도 지역민들이 합심하고 자치단체들이 총괄적 대책을 마련한다면 대구·경북· 울산은 관광명품 지역으로 또 하나의 관광한류를 만들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대구·경북은 다른 지역에 비해 경제적으로 낙후되어 있다. 낙후의 가장 큰 원인중의 하나가 3차산업의 부진에 있다. 중국관광객 특수는 지역의 3차산업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기회인 것이다. 관광산업은 부가가치가 높은 굴뚝없는 무공해 산업이다. 한국이 관광대국으로 가는 길목에서 대구 경북은 가장 우뚝한 관광명품 구역이 되어야 한다. 관광산업의 호재를 놓치지 않기 위해 지역주인 모두의 지혜와 힘을 모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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