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육상 중거리 스타 박봉고

제13회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신기록을 작성한 남자 1,600m 계주 대표팀은 팬들에게 “조금만 더 참고 기다려 달라”는 당부의 말을 전했다.

한국육상의 중거리 스타 박봉고(20·구미시청)-임찬호(19·정선군청)-이준(20·충남대)-성혁제(21·성결대)가 이어 달린 대표팀은 1일 남자 1,600m 계주 예선 A조에서 3분04초05를 찍어 13년 묵은 종전 한국기록(3분04초44)을 갈아치웠다.

비록 조 8위에 그쳐 결승 진출은 좌절됐지만 선수들은 서로 격려하며 밝은 모습으로 트랙을 빠져나왔다.

박봉고는“ 꿈인가 생시인가 싶다”며 감격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처음부터 한국 신기록에 목표를 두고 있었다”면서 “정말 깰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누구 한 명도 대충 달리지 않고 끈끈하게 뭉쳐서 최선을 다했기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봉고는 “경기 때는 기록을 깨겠다는 욕심 없이 마음을 비우고 달렸다. 동료에게 짐이 되지 않도록 자신의 몫을 다 하자고 마인드컨트롤을 했다”고 덧붙였다.

예선 통과조차 하지 못한 데서 알 수 있듯이 이들의 기록은 세계 수준과는 여전히 차이가 크다.

그러나 선수들은 앞으로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에 주목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봉고는 “우리는 아직 완전한 선수가 아닌 기대주”라며 “우리는 모두 20대 초반으로 아직 어리다는 무기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 선수들도 실력이 부족한 것을 알고 있지만 주변에서 `못한다`고 손가락질하면 더욱 자신감을 잃는다”면서 “조금만 참고 기다려 달라. 축구처럼 지원을 많이 하면 육상에서도 걸출한 스타가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봉고는 “주변에 잘 뛰는 선수가 있다고 주눅이 들지 않았다. 내가 뛰는 방식대로만 했다”면서 “이번 대회를 계기로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고 전했다.

또 “1주일 전에 소집해서 이런 좋을 결과를 얻었다”면서 “이런 경험이 밑거름이 된다면 2분대 진입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인터뷰를 마친 선수들은 우렁찬 목소리로 `파이팅`을 외치며 젊은 선수들다운 패기를 한껏 뽐냈다.

/이곤영기자 lgy1964@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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