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구벌서 한국선수 첫 결승 진출… 오늘 오전 세단뛰기 희망의 질주
구미시청 박봉고 등 남자 1600m 계주 13년만에 3분4초5 한국신기록

세계의 벽은 높았으나 한국 육상은 진화하고 있다.

남자 멀리뛰기의 김덕현(26·광주시청)이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예선을 거쳐 본선에 진출했고 한국 남자계주팀이 13년 만에 한국신기록을 갈아치웠다.

남자 10종의 김건우(31·문경시청)는 비록 전체 순위에서 17위에 머물렀으나 5개 종목에서 시즌 최고기록 또는 개인 최고기록을 작성하는 등 총점 7천860점을 얻으면서 한국신기록을 썼다.

김덕현은 1일 오전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제13회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멀리뛰기 예선에서 8m2를 뛰어 전체 11위로 12명이 겨루는 결승에 올랐다.

2007년 오사카 세계대회 세단뛰기 결승에 올랐던 김덕현은 이번에는 멀리뛰기로 결승 무대를 밟게 돼 두 종목 결승 진출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8m11을 뛰어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김덕현은 이날 1차 시기에서 7m86을 뛰어 시즌 최고기록을 작성한 뒤 2차 시기에서는 기록을 7m99로 늘렸고 3차 시기에서는 다시 8m2로 3㎝를 늘리며 전체 11위로 결승 진출 티켓을 거머쥐었다. 멀리뛰기 결승은 2일 오후 7시20분부터 열린다.

한국 남자 계주팀도 이날 오전 열린 남자 1천600m 계주에서 한국신기록을 갈아치웠다.

박봉고(20·구미시청)·임찬호(19·정선군청)·이준(20·충남대)·성혁제(21·성결대)가 출전한 한국 대표팀은 1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예선 A조에서 3분04초05를 찍었다.

한국팀은 비록 조 8위에 그쳐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으나 지난 1998년 작성된 한국기록(3분04초44)을 13년 만에 갈아 치웠다.

남자 10종의 김건우는 세계적인 선수와 경합을 하면서도 전혀 주눅이 들지 않고 대구스타디움을 찾은 관중과 호흡하면서 박수를 유도했고 자신의 최고기록을 세우면서 기쁨을 만끽하는 등 관중들에게 한국선수를 각인시켰다.

100m, 멀리뛰기, 포환던지기, 높이뛰기, 장대높이뛰기 등에서 시즌 최고기록이나 개인 최고기록을 세우며 총점 7천860점으로 한국신기록을 작성했고 10종경기의 마지막 종목인 1천500m에서는 2위로 달리던 김건우가 1위인 라르비 부라다(알제리)와 각축전을 벌이며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기도 햇다.

남자 20㎞ 경보에서는 김현섭(26·삼성전자·1시간21분17초)이 6위에 올라 아깝게 메달권에는 들어가지 못했으나 한국 선수 중 처음으로 `톱10`에 진입했다.

한국은 지난 2007년 케냐 몸바사에서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유치하며 육상 불모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마라톤 등 장거리 선수들을 아프리카 케냐에 보내 훈련을 시켰다.

지난해에는 김국영과 박봉고 등 단거리 선수들을 미국으로 보내는 등 유망주 육성에 심혈을 기울였고 외국에서 코치를 초빙해 선진 기술을 배우는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여전히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에는 세계의 벽은 아직 높다.

한국 육상 전문가들은 “이번 대회 개최로 한국 육상 발전의 계기를 마련했다”며 “한국이 세계 육상의 강국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육상 꿈나무 발굴에서 시스템화 된 선수 육성 등 육상 발전을 위한 토양 마련과 아낌없는 투자, 국민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곤영기자 lgy1964@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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