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자들 대부분 다른 지역서 끼니 해결
볼거리위한 편의시설 없어 관광객들 불편

“하드웨어는 막강한데, 소프트웨어는 부족하다”

30일 현재, 대회 나흘째를 치르고 있는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두고 나오는 말이다.

우선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최고 하드웨어는 6천여 명을 상회하는 자원봉사자들이다. 이들은 평균 2대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했으며, 이들의 활약에 외국 선수들은 물론이거니와 국내인들도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또 세계최고 시설을 자랑하는 대구스타디움은 선수들의 탄성을 자아내고 있다.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몬도 트랙을 깔고 전광판을 교체했으며, 유무선 인터넷도 어디서나 가능하다.

아울러 마라톤과 경보 경기 등이 벌어지는 중심가와 스타디움으로 이어지는 도로 등의 정비는 전국 최상이다. 낮에는 아름드리 가로수와 청정한 느낌의 도로가 상쾌함을 주고, 밤이면 각종 불빛들로 화려함을 더한다.

하지만 그 뿐이다. 축제인 세계적인 볼거리를 즐기기 위한 편의시설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다.

그뿐이랴, 4만여 관중과 취재진, 자원봉사자 등이 이용하는 경기장 내의 식당은 단 한 곳이다. 이마저도 한 끼에 1만3천원이며, 음식의 질도 실망스럽다는 평가다.

대구스타디움 서쪽 지하쇼핑몰엔 30개의 식당이 있지만 대구시가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을 의식해 임시사용승인을 내주지 않아 영업을 못하기 때문이다.

자원봉사자인 임모씨(남·58)는 “스타디움은 한 번 들어오면 나가기가 어려운데, 식당은 1만3천원이 하는 미디어 식당뿐”이라면서 “맛도 맛이지만 비싼 가격으로 인해, 대부분이 경산시나 다른 지역으로 가서 끼니를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타지역에서 온 한 취재진도 “식당도 식당이지만 매점은 바가지 상술이 만연하고 있다”며 “사발면이 2천원이며, 더운 날씨에 시원한 음료수 한 잔 마실 수 있는 시설도 전무하다”고 불평했다.

설상가상으로 대회 조직위원회의 운영은 세계적인 대회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다.

스타디움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일하고 있는 한 자원봉사자는 “취재진들이 이용하는 하루 100만원 상당의 라커룸 회비를 자원봉사자들이 수납하고 있고 공무원들은 나몰라라 한다”며 “청소를 해야 한다고 이야기를 했음에도 실행되지 않아, 이틀 만에 자원봉사자들이 직접 청소를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구를 찾은 외부 손님들에 대한 관심도 부족하다. 대구시내 주요 호텔을 조직위에서 매점매석한데 이어, 시내 숙박시설에 대한 안내가 부족하면서 많은 취재진이나 손님들이 인근의 구미시나 경주에 숙소를 정하고 출퇴근하는 경우도 있다.

주차 문제와 셔틀버스 운행도 구설수다. 무료로 운행되는 셔틀버스의 운행시간이 들쭉날쭉하고 심할 경우 1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

한 취재진은 “공무원 회식차량은 버젓이 주차되어 있고, 주차장은 비어 있는데도 의사 소통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 외신 기자는 “북경올림픽이나 광저우 아시안게임보다 운영이 미숙하다는 느낌”이라면서 “대회에 대한 준비가 많이 부족한 것이 아니냐”고 되물었다.

/박순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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