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블레·에니스 나란히 대구 입성

`지구상에서 가장 강한 남녀`가 나란히 대구를 찾았다.

10종 경기 세계 기록 보유자 로만 제블레(37·체코)와 여자 7종 경기 `디펜딩 챔피언` 제시카 에니스(26·영국)가 17일 저녁 달구벌에 도착했다.

제블레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라는 찬사를 받는 세계 스포츠계의 전설. 역사상 이 종목에서 9천점을 넘긴 유일한 선수이며 그가 2001년 세운 9,026점은 지금도 불멸의 기록으로 남아있다.

그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과 2007년 오사카세계선수권을 잇따라 재패하며 진정한 철인으로 공인받았다. 더욱 감동적인 것은 오사카 대회 전 다른 선수의 창에 어깨를 관통당하는 치명적인 부상을 딛고 일어서 세계 정상에 올라섰다는 사실. 이런 그에게 미국의 `월 스트리트 저널`은 2008년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선수`라는 명예를 헌사했다.

제블레는 “중국, 일본은 가봤지만 한국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아주 기대된다. 아킬레스건에 통증이 조금 있으나, 컨디션 조절을 잘해 경기에 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매력적인 웃음을 지었다. 이어 그는 “미국의 두 선수(트레이 하디와 브라이언 클레이칭)를 제외하고는 뚜렷한 강자는 보이지 않는다. 메달을 장담할 수는 없지만 좋은 결과를 낼 수 있기를 희망한다. 특히 대구가 더운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더운 날씨를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내년 런던올림픽에서는 더 좋은 컨디션을 만들어 이번 대회보다 더 좋은 성과를 거두고 싶다”며 여전히 식지 않은 열정을 과시했다.

흥미롭게도 여자 7종 경기 `디펜딩 챔피언` 제시카 에니스(26·영국)도 제블레와 같은 항공편으로 대구에 도착했다. 에니스는 2년 전 베를린에 이어 대구에서 대회 2연패에 도전한다. 마중 나온 대구 시민들에게 환영 꽃다발을 받고 환하게 웃던 에니스는 “한국에 와서 기쁘다. 비행기를 오래 타서 조금 피곤하지만 한국의 첫 인상이 아주 좋다. 이번 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갖고 돌아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은 표정으로 입국 소감을 전했다.

제블레는 오는 27일과 28일, 에네스는 29일과 30일 `지구에서 가장 강한 남녀`라는 영예로운 타이틀을 향해 도전한다.

/이창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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