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의 유치를 계기로 한국의 동계스포츠를 키우는 일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한국은 그동안 쇼트트랙 강국으로만 통해 오다가 작년 밴쿠버올림픽에서 김연아가 피겨여왕으로 탄생했고 스피드 스케이팅에서도 금메달을 휩쓸어 빙상강국으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동계스포츠의 양대 축인 스키와 썰매에서는 세계 무대에서 입상한 선수가 없는 등 열악하다.

이 지역 또한 대구의 쇼트트랙, 경북의 컬링을 제외하고는 스타급 선수를 배출한 종목이 없고 인프라도 변변찮다. 지역 동계스포츠 스타 발굴과 인프라 구축, 학교팀 및 실업팀 창단 등 종목 활성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빙상의 메카 대구·경북 = 대구·경북 빙상인들은 겨울철 대구 수성못과 동촌 등을 훈련장으로 활용하며 빙상종목의 맥을 이어왔다.

인프라는 열악했지만 지역출신 빙상스타 김소희(정화여고·계명대 졸업) 선수가 1991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500m와 3000m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어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3000m에서 금메달, 1000m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것을 계기로 당시 빙상연맹과 아이스하키협회에서 빙상종목 선수 육성을 위해 대구시청에 실내빙상장 건립을 요청, 국제규격의 대구실내빙상장이 탄생하게 됐다.

1995년 국제 규격의 대구실내빙상경기장이 준공되면서 쇼트트랙을 비롯해 스피드 스케이팅 훈련장으로 활용, 빙상 인구의 저변확대와 선수육성 등 동계스포츠 활성화를 위한 기초를 마련했다.

이후 1995년 처음으로 전국 10여 개 시·도에서 480여명의 초등학생이 참가한 제1회 교보생명컵 전국쇼트트랙·스피드 스케이팅 대회가 열렸다. 이어 전국 시·도에서 154명의 우수 선수들이 참가한 제11회 회장기 전국남녀 쇼트트랙·스피드 스케이팅 대회도 유치돼 본격적인 빙상 메카로 발전할 토대를 마련했다.

그 뒤 1997년 제1회 대구시장기타기 빙상경기 대회를 개최하는 등 빙상종목에 집중 투자하며 대구는 안상미(정화여고·계명대 졸업) 선수가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3000mR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데 이어 2005년 진선유(사대부중 졸업) 선수가 세계선수권 종합1위, 2007년 세계선수권대회 3관왕,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3관왕(1000m, 1500m, 3000mR) 등 2000년대에 들어서며 국가대표 절반 이상이 대구 출신 선수들로 채워질 정도에 이르렀다. 대구의 빙상 황금기가 도래한 것이다다.

하지만 대구는 동계종목 인프라 부족과 그에 따른 선수육성의 어려움 등으로 여전히 빙상종목만 명맥을 유지할 뿐 다른 동계종목은 전국체전에서조차 입상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최근에는 김연아가 피겨여왕으로 등극하며 종목 무게중심이 쇼트트랙에서 피겨로 넘어가고 있고, 스타선수 부족으로 빙상종목의 관심도마저 점차 퇴색하는 실정이다.

◇빙상종목 선수 육성과 인프라 마련 = 우리나라는 지난해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6개, 은메달 6개, 동메달 2개를 따내며 종합 5위 동계스포츠 강국으로 등극했다. 그러나 종목은 여전히 빙상에 치우쳐 있다.

따라서 동계올림픽을 유치한 상황에서는 쇼트트랙과 스피드 스케이팅 뿐만 아니라 스키, 컬링, 아이스하키, 루지 등 종목의 다양화와 우수선수 육성은 물론 동계종목 인프라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국제 이벤트는 유치했으나 빙상종목을 제외하고는 여전히 불모지인 현 상황에서 이대로 가다가는 안방에서 열리는 올림픽이 `남의 잔치`로 끝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역의 경우에는 동계종목의 훈련장으로는 15년이 넘은 대구실내빙상장과 경북 의성의 국제컬링장이 유일하다. 게다가 대구실내빙상장은 쇼트트랙은 물론 피겨, 아이스하키 등 빙상 종목의 훈련장으로 활용되며 일부 종목은 밤 12시를 넘어 훈련을 해야 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지역에서는 빙상종목 중에서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과 쇼트트랙 경기장, 아이스하키 경기장을 건립해 선수들이 훈련만이라도 제대로 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곤영기자 lgy1964@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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