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강원도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걸 계기로 대구·경북의 동계스포츠 수준을 끌어 올리기 위해서는 동계 종목 학교 교기 육성과 빙상 환경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지역 빙상계에 따르면 대구의 경우 현재 동계 종목을 교기로 정한 학교는 고교 3개, 중학교 3개, 초교 8개 등 13개교에 지나지 않는다.

시설도 열악해 대구 경우 학생 선수들이 빙상연습을 할 수 있는 곳은 대구실내빙상장 단 한 곳 뿐이다. 또 이 대구 유일의 실내빙상장 경우에도 동호인들과 학교체육 등으로 인해 쇼트트랙과 스피트스케이팅 선수들이 연습할 여유를 빼앗기고 있다. 게다가 시설 노후화로 실내가 춥고 빙질 유지가 잘 되지 않는 열악한 상태에 처해 있다.

경북 경우 전체 972개 초중고교 중 빙상·스키 등 동계스포츠를 교기로 선정해 육성하는 곳은 거의 없다. 다만 의성에서 컬링 종목의 육성이 이뤄지고 있을 뿐이고, 그 외에는 안동의 길주초교, 안동대부설초교, 안동서부초교, 복주초교, 강남초교, 송현초교, 길주중, 성창여고 등 8개 학교 정도에서만 빙상이 육성되고 있다.

경북도내 시설 또한 미약해 의성의 컬링장을 제외하고는 구미·경주·안동 등 큰 도시에조차 제대로 된 실내빙상장이 없다. 때문에 안동 빙상선수들은 겨울철 인근 암산유원지에 가 연습을 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렇게 여건이 열악하자 지역의 유망 선수들은 중학교를 졸업하면 곧바로 서울이나 경기지역으로 전학가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실제로 경신중 출신 임효준 선수는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우승을 차지해 대구·경북지역 빙상의 계보를 이을 것으로 기대됐으나 졸업과 동시에 서울로 진학해 지역 빙상계를 허탈하게 만들었다.

이런 일은 어제 오늘의 일만도 아니다. 전국적 명성을 얻어 있는 빙상계의 진선유 코치, 송경택코치, 서호진 선수 등도 이미 중학교나 고교 재학 중 서울로 전학 갔다. 그나마 지역에서 뛰어난 기량을 보였던 선수들은 단국대와 한국체대에 진학해 추가로 대구를 빠져 나갔다. 때문에 이 지역은 후배들을 다독여줄 선배가 없는 상태가 돼 뛰어난 인재들을 배출하고도 마치 빙상의 불모지처럼 비쳐지게 됐다고 빙상인들은 안타까워했다.

저렇게 환경이 취약해지면서 대구 경우 학교 교기 선수가 초교 60명, 중학교 25명, 고교 17명 등 모두 105명에 그치고 그마저 점차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10여년 전에만 해도 역내 빙상 선수층은 500명 이상에 달했고, 장권옥 러시아 국가대표팀 감독 등 20여명의 유명한 인재를 배출하기도 했다.

또 경북에선 의성의 컬링팀들이 전국 대회에서 큰 성과를 거두는 등 현재도 가능성은 충분한 것으로 증명되고 있기도 하다. 올해 초 동계체전에서 의성여중이 다시 금메달을 따 3연패를 달성했고, 의성고·의성공고가 은메달, 의성중·의성여고가 동메달을 차지했다. 도교육청은 컬링을 동계체전 전략종목으로 선정, 경기단체 및 각 팀 책임 아래 특별훈련 및 현지 적응훈련을 실시 중이다. 의성에선 현재 의성여중이 컬링을 교기로 선정해 선수를 키우고 있고, 의성남부초교, 의성중, 의성여중, 의성고, 의성공고 등에 컬링팀이 만들어져 육성되고 있는 것이다.

대구의 현실에 대해 경신고 박유석 빙상코치는 “노후된 대구실내빙상장의 열악한 여건 탓에 운동할 장소가 없는 현실이 대구 경북을 빙상의 불모지로 만들고 있다”면서“이로인해 대부분의 유망주들이 학교 교기에 의지하기 보다는 개인적으로 코치를 찾아다니며 연습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북도교육청 관계자는 “도의 특성상 도시지역일지라도 인구가 많지 않아 제대로 된 빙상경기장이 없는게 현 실정”이라며, “앞으로 평창에서 올림픽이 열리는 만큼 도교육청차원에서도 동계스포츠 육성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영태·이창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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