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오픈골프 사상 최다 16 언더파로 생애 첫 우승
양용은 공동 3위… 역대 한국인 최고 성적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제111회 US오픈 골프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하며 새로운 골프 황제 탄생의 서막을 활짝 열어젖혔다.

매킬로이는 19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의 콩그레셔널 골프장 블루 코스(파71·7천574야드)에서 열린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US오픈 마지막 라운드에서 버디 4개에 보기 2개를 묶어 2타를 줄여 역대 최다 언더파 기록인 16언더파 268타로 정상에 올랐다.

지난 4월 열린 메이저대회 마스터스에서 통한의 역전패를 당했던 매킬로이는 추락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를 능가하는 기록으로 US오픈 우승컵을 차지하며 새로운 황제에 오를 수 있는 첫 관문을 통과했다.

22세1개월의 나이인 매킬로이가 세운 우승 스코어 언더파는 2000년 페블비치 골프장에서 우즈가 적어낸 12언더파를 4타나 더 줄인 기록이다.

2위 제이슨 데이(호주·8언더파 276타)와의 8타 차는 역대 US오픈에서 네 번째로 큰 타수 차 우승 기록이다.

이번 US오픈에서는 지난해 그레임 맥도웰(북아일랜드)에 이어 올해는 매킬로이가 우승컵을 차지하면서 2년 연속 북아일랜드 선수가 우승하는 진기록도 수립됐다.

매킬로이와 챔피언조에서 동반 플레이를 펼친 양용은(39·KB금융그룹)은 버디 퍼트가 번번이 홀을 외면해 타수를 줄이지 못하고 공동 3위(6언더파 278타)에 머물렀다.

하지만 양용은은 2009년 PGA 챔피언십 우승 이후 찾아왔던 부진을 털어내고 역대 US오픈에 출전한 한국 선수 가운데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차세대 골프황제로 평가받으면서도 메이저대회 우승 문턱을 넘지 못했던 매킬로이는 2위인 양용은에 8타 차로 앞선 채 시작한 4라운드에서 흔들림 없는 플레이를 해 이번에는 우승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맞대결을 펼친 양용은이 버디 퍼트가 홀에 떨어지지 않아 속을 태운 사이 매킬로이는 1번홀과 4번홀(이상 파4)에서 버디를 잡아 기선을 제압했다.

양용은은 6번홀(파5)에 가서야 2m짜리 버디 퍼트에 성공했고, 9번홀(파5)과 10번홀(파3)에서도 1타씩을 줄여 추격을 시작했다.

하지만 매킬로이는 10번홀에서 백스핀이 걸린 티샷이 홀 바로 뒤까지 굴러내려 온 덕분에 탭인 버디를 잡고는 더 이상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양용은은 이후 11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워터해저드에 빠뜨려 1타를 잃었고 15번홀(파4)부터는 티샷이 크게 흔들면서 보기 2개를 더 적어냈다.

특히 18번홀(파4)에서는 2단 그린을 타고 넘어온 파 퍼트가 홀 바로 앞에 멈춰 서 1타를 잃어 단독 2위 자리를 제이슨 데이(호주·8언더파 276타)에게 내줬다.

매킬로이는 마지막 홀에서 두 번째 샷이 짧아 그린에 못 미친 가장자리에 떨어졌지만 세 번째 샷을 퍼터로 굴려 홀 30㎝ 앞에 붙이는 묘기를 보여준 뒤 챔피언다운 파퍼트를 성공시켰다.

한국 선수 중 양용은 다음으로는 노승열(20·타이틀리스트)과 김경태(25·신한금융그룹), 김도훈(22·넥슨)이 공동 30위(2오버파 286타)로 좋은 성적을 남겼다.

강성훈(24·신한금융그룹)이 공동 39위(3오버파 287타)로 뒤를 이었고 마지막 날 4타를 줄인 배상문(25·우리투자증권)은 공동 42위(4오버파 288타)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