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고창근. 그는 현재 고향인 상주에서 그림과 소설을 창작에 몰두하고 있는 전업적가이다. 문학웹진 `문학마실`의 편집인 활동을 하면서 세상과의 소통을 꾀하고 있다. 첫 소설집`소도`(뿌리, 2008) 이후 3년 만에 펴낸 두 번째 소설집`아버지의 알리바이`에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시대의 슬픈 자화상이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다.

반어적 제목인`범죄 없는 마을`은 마을 주민들에게 정기적으로 성폭행을 당하는 정신지체 장애우의 가슴 아픈 삶을 다루고 있다. `범죄 없는 마을`이라는 허울 속의 어두운 그늘을 예리한 필치로 파헤침으로서 우리 현대 사회에 음험하게 드리워져 있는 부정적 이면을 날카롭게 고발하고 있다. 그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한같이 소외되고 비정상적인 육체나 정신을 가진 농촌사람들이다. 집을 떠나는 아내, 공무원 시험에 떨어진 실업자, 쌀값 폭락에 절망하는 농민, 자살하려는 실업자, 알코올성 치매에 걸린 노인 등이 그들인데, 이는 우리 시대의 슬픈 자화상이다. 우리 시대의 자화상에 `현대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절규`가 아닌 화사하게 밝은 빛깔은 언제나 되어 칠해질까?

/이종암(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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