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군 하면, 아동 소설 `강아지똥`이 떠오른다. 고 권정생 선생의 대표작인 강아지똥은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세상에서 가장 버림받는 존재인 `강아지똥`도 알고 보면 정말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그림책이다.

어찌 보면 척박한 느낌과 황량한 느낌을 가지고 있는 의성군 출향인들의 인생역정과 비슷한 이야기가 아닐까.

그러다 보니 의성 출신들은 부러진다 하여도 꺾이지는 않는 성품을 지녔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예로부터 의성을 의와 예의 고장이라 했으며, 대쪽같은 마늘도 의성의 주요 생산품이 아닌가.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의성군 2대 회장을 지내고 있는 김동건 법무법인 바른 대표변호사를 만나보았다.

△ 출발

향우회 김동건 회장에 따르면, 재경의성군향우회의 출발은 만 4년 전이다. 그동안 의성군 법조인 모임이나 경제계 모임 등으로 꾸려져 오던 향우회 조직이 송경태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 명예회장의 주도로 꾸려졌다는 것.

즉, “처음에 태동은 송경태 회장님이 발기인들을 모으고, 또 여러분들이 송 회장님을 3번이고 4번이고 찾아뵈면서 조직을 태동시켰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반상회 중심으로 계속 영위를 하다가 송년의 밤과 각종 행사를 진행하면서 조직을 정비하고 2년간의 노력 끝에 탄생하게 됐습니다”는 것이 김 회장의 설명.

그러면서 김 회장은 지금의 향우회가 “대표성을 가지는 출향인들의 집결된 모임”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재경의성군향우회는 시도민회 등산대회에 열성적으로 참가하고 있으며, 매월 청년회와 등산회, 골프회 등의 모임을 가지고 있다. 또 매년 향우회 송년의 밤에는 500명 이상의 출향인들이 참석하고 있으며 고향 농산물 팔아주기 운동과 장학금 기금 사업을 준비하는 중이다.

△ 추억

서울과 수도권에서 살고 있는 의성인들의 기억에는 무엇이 있을까.

이에 대해, 김 회장은 “가난했다는 것과 그 속에서 고향을 떠나 개척정신이 강하다”며 “잘 살면 안주하고 기득권에 파묻히지만, 못살게 되면 고향을 등지고 사회에 뛰쳐나가야만 한다는 정신이 강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회장은 “판자촌에도 어린 시절이 다 있다. 모래바닥에서 놀면 그곳이 놀이터이며, 어린이들은 모래를 가지고 놀게 된다”며 “고향 의성의 예전 모습은 산에 가서 나무를 하고, 저수지에서 미역을 감고, 달밤에 마라톤 경기를 하고, 얼음이 얼면 썰매를 타고, 또 소풍을 가면 칡뿌리를 캐다 먹는 등 추억과 꿈은 끝이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도 김 회장의 고향 추억 자랑은 끝이 없다. 특히, 의성군 관어대 주변에서 있었던 각종 추억을 풀어내는 데만, 인터뷰의 절반 이상이 걸린 정도.

△ 현재

그렇다면 지금 타향에서 보는 고향 의성은 어떠한 모습일까.

김 회장은 “자기 고향에 긍지가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며 “왕건 휘하의 홍술 장군이 의성군으로 봉해지면서 내려진 지명이 1천200년 이상 이어지고 있는 그런 자부심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김 회장은 “의성이 비교적 척박한 땅인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래서 그런지, 우리 향우회원들의 참여 의식이 높고 고향에 대한 열정도 있다”고 자랑했다.

그러자 동석한 이억기 향우회 상임부회장은 “며칠 전 시도민회 등산대회에서 의성군에서만 150명이 참석했다”며 “하도 의성군 사람들이 많이 오니까, 참가상을 나누어주는 추첨권을 다시 거둔 일도 있다”고 거들었다.

김 회장은 “5월 1일에는 의성군 향우회에서 고향의 비봉산 등산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며 “내년에는 청와산을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미래

출범 5년째를 맞은 재경 의성군 향우회의 미래 모습은 어떠할까.

김 회장은 “의성군은 출향인사만 20만이 넘을 것”이라며 “향우회의 역사와 지난 발자취 작업을 진행 중이며 의성군에 있는 학생들을 서울로 초청해서 만남을 가지는 방안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김 회장은 “향우회라는 것은 모든 회원들이 열정 하나로 뭉치고 참여하고 있는데, 이러한 정신이 그대로 이어져야 한다”며 “다만 충분한 향우회 기금을 만들어 놓지 못한 것이 고민”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은 향우회 행사에 회원들이 와주는 것만 해도 고맙다”며 “다만 젊은 층의 참여와 앞으로의 발전을 위해서 고민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성 출신 인사 누가 있나

의(義)와 예(禮)의 고장이면서 한때는 22만명의 군민을 자랑하기도 했던 의성군.

그 연혁만큼이나 출향인사의 면면도 두텁다. 먼저 재경의성군향우회의 1대 회장을 맡았으며 이달 초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상한 송경태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 명예회장의 이름이 눈에 띈다.

또 권홍사 반도그룹 회장이 있으며, 그 뒤를 김충근 미주제강 대표이사와 로스앤젤레스 한인회장을 지낸 남문기 회장도 있다.

전문경영인으로는 웅진씽크빅 김준희 대표이사가 의성출신이며 아이셀론의 이기윤 회장과 서울시내 최대 버스회사인 유쾌하 서울승합 회장, 김종수 보람제약 회장 등 경제계 인물이 많이 포진한 것도 의성군의 특징이다.

법조계 및 정계에도 의성출신이 많다. 먼저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는 대표적인 의성 출신이며, 향우회 2대 회장을 맡고 있는 김동건 법무법인 바른 대표 변호사도 의성 출향인이다.

또 현직 국회의원인 이두아 의원과 정해걸 의원도 의성 출신이며, 김재원 전 의원도 의성향우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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