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 현곡면 가정리 구미산(龜尾山) 자락에 있는 용담정(龍潭亭)은 수운 최제우 대신사가 도를 얻어 가르침을 펼친 천도교의 발상지다.

용담정은 대신사가 1864년 이단으로 몰려 참형당한 후 폐허로 남아 있다 1914년 복구됐다.

성지 입구에 이르자 박정희 전 대통령이 썼다는 `성화문`(聖化門)의 친필 현판이 눈에 들어온다. 여름과 겨울 각각 한달씩 일반인 단체에게 개방되는 수도원에는 연간 500여명 안팎이 수련을 위해 찾는다.

용담정 아래 용담수도원을 세우고 주변 일대를 공원처럼 단장했다.

주차장에서 바로 정문인 포덕문(布德門)이 보인다. `포덕`은 한울님의 덕을 세상에 편다는 뜻. 문짝은 없이 네 개의 석주를 일직선상에 세우고 그 사이사이에 기와지붕을 얹었다. 출입구를 세 칸으로 나눈 뜻은 천도교 세 가지 기본 교리를 상징하겠다는 것이다. `세상 만물이 모두 한울님을 모시고 있다`는 시천주(侍天主), `사람을 한울님같이 섬기자`는 사인여천(事人如天), `모든 사람이 한울님`이라는 인내천(人乃天)이다.

포덕문을 들어서 300m쯤 숲길을 오르면 오른편에 용담수도원이 보인다.

정면 3칸, 측면 8칸의 팔작 기와지붕으로 평범한 전통 한옥 양식이지만 콘크리트 건물이다.

수도원 외벽이 모두 백색이다. 이는 한울님의 마음을 표현한 것이다. 안정과 평화를 나타내는 한울님의 정적인 마음이다.

다시 100m쯤 오르면 성화문(聖化門)이 나온다. 성스러운 공간으로 진입하는 문이다. 전통 한옥의 목조 3칸 대문인데, 가운데 문짝에 궁을(弓乙)의 문양이 선명하다. 궁을은 수운 대신사가 한울님으로부터 받았다는 영부(靈符)를 형상화한 것이다. 마음 `心`자를 표현한 것인데, 모양이 태극(太極) 같기도 하고 활 `궁(弓)` 자를 나란히 놓은 것 같기도 하다.

쉬엄쉬엄 오르다 보면 문득 길이 10여m의 평범한 석조 다리 용담교가 나타난다. 그 너머에 용담정이 있다.

정면 5칸 측면 3칸의 아담한 크기로 용담정은 있다. 별 특징 없는 기와지붕의 전통 목조 한옥. 안으로 들어서니 정면에 대신사의 영정이 모셔져 있다. 영정 양 옆에는 궁을 영부가 또한 모셔져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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