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화가 이중섭은 가장 한국적인 작가인 동시에 가장 현대적인 작가로 평가받는 화가다.

소와 어린이의 모습을 주된 테마로 작품활동을 한 이중섭이 대구에서 유일하게 남긴 대구지역 관련 그림이 있다. `동촌 유원지` 가 바로 그것.

6·25전쟁 당시 대구로 피란을 내려온 이중섭은 예술인들이 모여 있던 중구 향촌동에서 여러 예술가와 교류를 하면서 궁핍한 생활 덕분에 담배 은박지에 그림을 그리는 등의 활동을 해왔지만 정작 대구와 인연이 있는 그림은 거의 그리지 않았다.

6·25전쟁이 끝난 후 평화로운 일상이 되면서 이중섭 화가는 조카 영진과 모처럼 당시 대구시민의 휴식처였던 동촌 유원지를 찾았다.

조카인 영진은 당시 군인이었고 모처럼 휴가를 나와 작은 아버지인 이중섭 화가와 나들이를 했던 것이 동촌유원지 그림으로 남아 있는 것이다.

이중섭의 동촌유원지에도 전쟁이 끝나고 나서 평화롭게 물놀이를 즐기는 대구 시민들의 모습이 담겨져 있어 이곳을 대구시민들이 얼마나 사랑했는지를 알 수가 있을 정도다.

동촌유원지 그림을 자세히 보면 특이하게 그림의 오른쪽 아래의 두 남자가 등장하고 있다. 바로 화가 이중섭 자신과 조카 영진의 모습이다.

전쟁이 끝나고 나서 오는 여유로움에 이중섭은 특유의 자신의 모습과 함께 조카 영진을 화폭에 그대로 담아냈다. 그림에서도 이중섭 화가는 기분 좋은 자신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고 정겹게 조카의 손을 잡은 평화롭고 여유로운 한때를 엿보게 한다.

화폭의 화면을 뒤덮은 푸른색의 커다란 물방울들은 동촌유원지에 갑자기 내린 소나기를 표현한 것으로 미술 전문가들은 알려주고 있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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