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중반부터 고깃배는 사라지고
새로 허가받을 날 기다리다 세월만…

그 당시만 해도 뱃사람들 하는 일에는 일본 사람들 풍습이 쪼매씩 남아 있았다. 그네들이 이래 보믄 말이지. 무신 날만 되므는 찹쌀모찌 그거를 마이 맨들았그든. 집을 새로 지우든지 배로 새로 하믄 큰 다라이로 한 가득 모찌를 맹글어가 속에다가 돈으로 옇는기라. 떡마다 다 옇는기 아이고 드문드문 옇지. 그래가 다라이로 이고는 젤로 높은 데로 올라가가 이래저래 막 떤지는기라. 이짝으로 내삘고 저짝으로 내삘고. 그라믄 돈 든 모찌로 주워야 재수로 좋타꼬 마캐 몰리 가그든. 묵을 기 읎??시절이니 가릴 기 뭐이 있겄노,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고지. 와 떡을 떤지고 했나 인자 가마이 생각해 보믄 그기로 주울라카믄 수그리야 안되나. 배도 글코 집도 글코 그 앞에서 수그리믄 절로 하는택이 아이가. 우리 배들도 그기를 쪼매썩 따라하곤 했다. 그라지만 인자는 누가 그란 거로 하나? 전번에 우리 사우도 배 새로 한다 캐서 포항 가 봤드이 그마이 쓸데읎??짓으로 안하데. 배에서 이래 내려오는 나무를 하나 놔놓고 거다가 음식을 잔뜩 채리더라고. 채리가지고는 마 여럿이 모여가 묵고, 다 묵고 난 뒤에는 배에서 내리놓구 말드라.

“살아 생전에 다부 고래잡을 날 있을라는가”

“기적 울리는 고깃배 기다릴 날 있을라는가”

가마보자. 내가 고랫배로 73년도에 시작해가 85년도에 마쳤으이 어불더불 십이 년이나 한기라. 그때 전국에 고랫배가 스물 한척인데 스무 척이 경남이고 한 척이 경북인데 그기 우리 배 용운호였는기라. 하마 내 나이 팔십 둘이니 손 놓고도 20년이 훌쩍 지났구마. 그때는 이 나라 저 나라 고래잡는 나라끼리 조합맨키로 계가 있았는데 영국 아주머이가 대장이라. 85년도에 그 아주머이가 말하기를 딱 5년만 잡지말자 캤지. 그 이유가 말이다. 이래 잡아 들루다보믄 씨알이 다 말라뿐다, 그라이 쪼매 쉬었다가 다부 잡자 그 말이었재. 그라이 5년 후에는 허가를 다부 해가주고 고래를 잡는다 캤는기라.

그 당사 우리 촌놈들이 중앙청에 참 마이 올라갔데이. 가이 첫 먼저로 느그가 그간 잡은 맨큼 뭐이든 허가로 바꿔 주끄나 하데. 그래 다부 울산에 내리가이 돈 있는 놈으는 트롤선 할라 이라고 우리 같이 돈 읎??놈들은 우짜든동 배로 지대로 값을 쳐가 팔라 카고 지각각 원하는 기 달랐는기라. 와 그렇노 하믄 죽변부터 저 속초꺼정 스물 한척이나 트롤선으로 허가를 내줘뿌믄 우리는 마캐다 앤 죽나. 그래 마 막 데모를 해가 트롤선 허가로 막았지. 그라이 이번에는 지각끔이라. 콜프장 허가 받는 놈, 택시 허가 받는 놈, 지 원대로 받드라. 우리는 뭐나 규모도 약하지럴 돈도 읎지?? 돈 있는 놈이사 즈들 뜻대로 하지마는 읎??놈들은 이도 저도 숩지 않은 기라. 그래 스물한 척에 세 척일랑 고래가 올개는 어데로 가고 오는지 살피는 수용선으로 하고 열여덟 척만 허가를 바꾸차 이래 됐다. 한 사람이 두 척 세척 가진 경우에는 이나저나 뭐이 아숩겠노.

내는 아무것도 바꾸치 않고 고래를 앤잡아도 고랫배 허가를 가주 있겠다 한기라. 그라지만 그게 어데 쉽나. 바다에 나가 고래로 잡으므는 괘않지만 월급있재, 또 묵여야 되재, 행여 고래 잡아 들루나 감시하는 영국사람 따라 댕기는데 그눔 월급꺼정 줘야되재. 그라고 또 돌아 댕기는 장소 죄다 적아가 영국에 마캐 보고꺼정 해야 하는 기라. 속시끄럽기가 이만저만이 아이지. 그래 마 이래저래 5년이 지나이 이기 뭐 아무 소식도 읎는??우야노. 치아뿌리야재.

대구 동청에 가믄 서류가 한 짐이라. 5년 후에 다부 한다고 말해놨으이 고랫배 안하는 사람도 서류를 여가 앤글나. 고랫배 타던 선원들도 옇고, 오징어배 타던 선원들도 옇고 마캐다 고랫배 할라 캤다. 내는 솔직한 말로 그때는 마 하믄 하고 말믄 말고 했지. 해상업이 어데 좋은 일만 있나 바람만 불어도 걱정이 태산같이 밀려오는 긴데.

그란데 또 몇 년 지나 중간에 뭐시라 고랫배 우짜고 저짜고 말이 있는 기라. 그래 내 생각했지. 고랫배가 스물한 척에 세 척이 지금도 있으이 나무지 열여덟 개를 다부 허가로 주믄 우얄까? 하지만도 세 척을 줄똥 열 척을 줄똥 모르지. 대통령이 빽이 있다고 마음대로 하나, 경상도에 고랫배 죄다 주믄 전라도는 농사만 짓나. 전라도도 배하고 싶은 사람 있다는 말이지. 형님요, 내 좀 허가 주소 하믄 앤 줄 수도 읎?? 그렇다고 빽으로 주나. 빽으로 주믄 대가리 싸움나지. 그라믄 예전에 고랫배하던 사람들로 우선 시킬랑가? 그라믄 뭐하노. 생각하나마나 을매 안가가 쏘옥 드가뿌고 말드만, 요순간에 고랫배가 또 들썩들썩 하는 기라. 인자 포항방송국에서 고래가 이만치 있는데 잡아가 일본에 수출로 하믄 몇십 억썩 벌어가 올 낀데 이기 와 안하고 이라노 하매 앞으로 고랫배 허가를 내 줄라카믄 전에 경험 있는 사람으로 줄라꼬 했단 말이다.

그때 우리 큰 아들이 그라데. 아부지요. 고랫배하던 사람들이 다 살았나카믄 몇 키 안 남고 다 죽았어요. 지가 아부지 뭐시 해가 될똥 앤 될똥 그거는 모르지마는요 한 분 해볼끼요. 그래 마 니 맘대로 해봐라 했더이만 차로 타고 울산으로 부산으로 어데로 앤댕긴데가 읎드?? 언젠가 서울서 대학 선생들이 낼로 찾아와서는 이래저래 묻고해가 내 잡은 나가수 고래 사진도 우예 알아가꼬 책에 얹아 놨드란 말이지. 근데 이 사람들이 보이 몇 년도에 어느 배가 몇 마리 잡고, 어느 배가 몇 마리 잡았는지 싹 다 기록해 놓은 기라. 그래 우리 아들이 그기를 가주고 참작을 해가 용운호가 언제 어느 놈 몇 마리, 흥안호가 언제 어느 놈 몇 마리, 이래 서류로 꿰매가 올리 놓기는 했다. 마 안되믄 고만이고 올리나 보자고 올리는 놨다마는 앤즉까지 소식 한 장이 읎?? 모리겠다. 살아생전에 다부 고랫배 몰고 나가 고래 잡을 날 있을라는가. 항구다방에 앉아 저거 바다로 보믄서 빽빽 기적 울며 들아오는 배 기다릴 날 있을라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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