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회마을

안동시 풍천면 하회리에 있는 민속마을. 2010년 8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민속적 전통과 건축물을 잘 보존한 풍산 유씨(柳氏)의 씨족마을이다.

하회마을은 산과 강이 `S`자 모양으로 어우러져 `산태극(山太極) 수태극(水太極)`이라 한다. 연꽃이 물에 떠 있는 `연화부수형`(蓮花浮水形)의 모습을 띠고 있다. 또 행주형(行舟形)이라 해 마을에 우물을 파지 않는다.

유성룡 등 많은 고관들을 배출한 양반고을로, 임진왜란의 피해도 없어서 전래의 유습이 잘 보존돼 있다. 허씨터전에, 안씨 문전에, 유씨 배판이라는 말대로 최초의 마을 형성은 허씨들이 이룩해 하회탈 제작자도 허도령이었다고 하며, 지금도 허씨들이 벌초를 한다고 한다.

화천(花川)의 흐름에 따라 남북 방향의 큰 길이 나 있는데, 이를 경계로 해 위쪽이 북촌, 아래쪽이 남촌이다. 북촌의 양진당(養眞堂)과 북촌댁(北村宅), 남촌의 충효당과 남촌댁(南村宅)은 역사와 규모에서 서로 쌍벽을 이루는 전형적 양반가옥이다. 이 큰 길을 중심으로 마을의 중심부에는 유씨들이, 변두리에는 각성(各姓)들이 살고 있는데, 이들의 생활방식에 따라 2개의 문화가 병존한다.

지금까지 보물이나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된 가옥은 양진당(보물 306), 충효당(보물 414), 북촌댁(중요민속자료 84), 원지정사(遠志精舍:중요민속자료 85), 빈연정사(賓淵精舍:중요민속자료 86), 유시주가옥(柳時柱家屋:중요민속자료 87), 옥연정사(玉淵精舍:중요민속자료 88), 겸암정사(謙菴精舍:중요민속자료 89), 남촌댁(중요민속자료 90), 주일재(主一齋:중요민속자료 91), 하동고택(河東古宅:중요민속자료 177) 등이다.

이 마을에는 충효당과 양진당이 대표적 종가로 두 기둥을 이루고 있다. 양진당·충효당·남촌댁·북촌댁 등 큰 가옥들은 사랑채나 별당채를 측면으로 연결하거나 뒤뜰에 따로 배치하는 등 발달된 주거 구조를 보이고, 장대한 몸채·사랑채·많은 곳간·행랑채가 공통적으로 갖추어져 있다. 특히 사랑방·서실·대청·별당과 같은 문화적 공간을 지니는 점은,과거 신분제 사회에서 일반 서민들이 소유한 최소한의 주거 공간과는 확연하게 구별된다.

또 이 마을에는 남촌댁과 북촌댁이 반가의 두 기둥으로 버티고 서 상하를 어우러지게 한다. 그뿐이랴, 화천서원과 병산서원이 또한 두 서원으로 학문적 기둥을 이루고 있다. 옥연정사와 겸암정사가 서로 교류하며 마을의 기둥으로 자리 잡고 있다.

병산서원은 서애가 후학을 길러내는 도량으로 삼았다. 차경(借景), 경치를 빌려 자연과 함께 어우러져 살았던 선조들의 지혜가 담겨 있는 말이다. 병산서원의 만대루에서 바라본 병풍절벽과 낙동강은 한 폭의 그림이다. 이곳은 지금에 와서도 한번쯤 다녀가지 않으면 건축학도라 할 수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빼어난 건축미를 자랑하고 있다.

지금도 병산서원에서는 수시로 학회가 열리고 학술토론이 벌어지는 경학장이 된다. 서애의 학문과 사상, 우국충정의 뜨거운 혼이 식지 않고 있기 때문에 끊임없이 학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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