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영화를 워낙 좋아해서 가족 모두 한 달에 한두 번 이상 영화관을 간다. 아이들과 영화를 보고 나오다 보면 어른으로 참으로 민망한 꼴을 자주 본다.

영화 관람 중 음식을 조용히 먹으면 되는데 부스럭거리거나 음식물을 흘리는 관객들이 많다. 음식을 먹다가 바닥을 어지럽히고 먹다 남은 음식물을 그대로 팽개친 채 퇴장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얼마 전에는 애니메이션 영화를 보고 나오니 무려 다섯 개의 좌석 팔걸이에 마치 진열이라도 해놓은 듯 음료수 컵이 고스란히 꽂혀져 있었다.

영화 관람 도중 음료수를 마신 뒤 컵을 들고 나오던 우리 아이가 “아빠, 저것 좀 봐” 라며 손가락으로 가리켜서 얼굴이 화끈거렸다. 바닥에는 먹다가 남은 팝콘이 나뒹굴었다.

다수의 사람이 모이는 장소에서는 남에게 피해를 주는 언행은 삼가해야 한다. 영화관에서 휴대폰 울리는 일이나 뒷좌석에서 발로 앞자리를 툭툭 차는 결례는 많이 줄어들었는데, 이렇게 각종 음식 쓰레기로 더럽히는 것은 여전한 것 같아 씁쓸했다.

/이형기(포항시 남구 오천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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