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문화 공존 `다시 뜨는` 대구 대표거리
투자 노력 결실… 중·장년층 흡수 숙제로

동성로는 대구 상권 중에서 다시 떠오르는 지역이다.

대구시 중구 북성로1가 대우빌딩 동쪽 끝에서 국채보상로 한일극장을 건너 대구백화점을 지나 중앙파출소 간 1.6km 구간이 동성로다.

주통로는 대구백화점과 엑슨 밀라노, 한일시네마가 위치한 동성로2가 쪽이 가장 핵심지역으로 대로변에만 750여개의 상점들이 입점해 있고 이면 도로와 그사이 골목상권까지 합치며 무려 7천여개의 점포가 몰려 있는 곳이다.

대구에서 유일하게 `시내`로 불리는 이곳은 최신 유행의 옷가게와 잡화점, 화장품과 액세서리, 여러 종류의 음식점등이 빼곡히 들어서, 서울의 명동에 비견되는대구의 대표 거리임을 입증하고 있다.

이영대 동성로상가번영회장(59)은 “동성로는 전국 5대 광역상권 중에서 3위에 달하는 최대 상권”이라며 “해외 유명 패션 브랜드들이 한국 로드숍 진출의 성공여부를 가리기 위해 동성로에 가장 먼저 점포를 열어 유독 지방 오픈 1호점이나 해외브랜드 전국 1호점 가장 많은 것에도 잘 알 수 있다”고 자랑한다.

■ 20대 젊은층 유동 인구 전국 최고

유동인구는 하루평균 적게는 25만명에서 많게는 50만명이상에 달하고 평일에는 직장인들이 쇼핑과 식사약속을 하는 장소로 이용되고 주말에는 대학생과 청소년들이 쇼핑과 함께 새로운 유행의 트랜드를 따라잡기 위해 번갈아 동성로를 방문해 북적거리는 거리 조성에 주역을 맡고 있다.

이렇게 젊은층들이 몰리는데는 우선 동성로의 편리한 교통 때문이다.

대구 지하철 1.2호선이 동성로 인근의 반월당역에서 교차하고 대부분의 버스노선이 거미줄처럼 이곳을 거쳐 지나가게끔 편성돼 있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동성로 주변에는 쇼핑과 문화가 공존하면서 여러가지 먹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토요일 낮시간대의 경우 떡볶이 골목으로 불리는 곳은 약 300여개의 분식점들이 늘어서서 중고생들 간식과 주식을 책임지고 삼덕동 로데오거리에는 20~30대가 의류와 가방, 먹거리를 찾는다.

저녁시간대는 대학생을 비롯한 젊은 층들이 쇼핑을 마친후 막창골목을 중심으로 술을 한잔하면서 불야성을 이루는 곳이다.

■ 구청과 상인의 노력의 상권 변모

지역내 유명 백화점이 2010년 대구지역 20~30대 젊은이 2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최고 상권으로 조사대상 중 67%인 136명이 동성로를 꼽았다고 말한다.

IMF이후 상권이 추락하면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 지역 상인들의 자구 노력과 중구청이 여러 가지 정책과 시책을 쏟은 결과였다.

우여곡절끝에 노점상 철거를 마친 중구청은 42억원을 들여 보행자 전용도로인 `동성로 대우빌딩~대구백화점 앞 동성5길입구` 800여m 구간의 전봇대를 없애고 붉은 점토 블록을 깔아 걷기 좋은 거리로 조성했다.

곳곳에 벤치와 공연무대, 바닥 야간조명, 분수 등도 설치해 동성로를 젊은이들의 찾고 싶은 거리가 아니라 걷고 싶은 거리로 만드는 등 다양한 문화적 욕구를 충족하는 문화 콘텐츠 거리로 변모시켰다.

이에 따라 동성로는 단순한 쇼핑시설만 있는 곳이 아니라 남녀노소 즐기고 놀 수 있으며 쇼핑까지 하는 문화와 쇼핑이 한데 어우러진 보기드문 상권으로 거듭 나고 있다.

공공미술과 도시디자인 사업의 일환으로 대우빌딩에서 대구백화점 간 226곳의 매장에 설치된 기존 간판 670여 개를 모두 바꾸는 정비사업으로 도시미관을 향상시켜 도심 성형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았기 때문이다.

■ 동성로 축제도 한몫

여기에 동성로 상가번영회와 대구백화점 등 지역 상인들 주최로 동성로축제를 비롯 연간 50여회 이상의 공연 등 다양한 볼거리 행사를 통해 꾸준히 젊은층들의 도심방문 욕구를 불러 일으킨 것도 한 몫을 하고 있다.

동성로축제의 경우 상인들이 주축으로 행사를 시작한지 20년이 넘어 지난해의 경우 외국인 5만여명을 포함, 200~250만명이 참가할 정도로 유명세를 누렸고 한사람당 1만원씩만 사용했다고 해도 무려 200억원~250억원의 경제효과를 발생시켰다.

올해에는 5월13~15일까지 대구방문의해와 대구세계육상대회를 겨냥해 다양한 볼거리와 공연, 각종 행사 등으로 방문객들에게 대구의 문화 이미지는 물론이고 한국의 문화위상을 한번 더 높인다는 구상아래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동성로상가번영회 관계자는 “동성로 일대의 변모로 과거에 비해 유동인구가 20~30%이상 증가했고 매출 역시 늘어난 상황”이라며 “동성로는 동성로축제 등 50여가지의 공연 등으로 단순한 쇼핑의 거리가 아니라 문화와 쇼핑이 함께하는 곳으로 서울 명동 못지 않는 상권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개선점

대구시와 중구청, 동성로 상인들의 노력으로 이 일대 유동인구가 늘고 있지만 상점 구성 자체가 대부분 10~20대를 겨냥한 영캐주얼이나 레포츠 업종 등에 집중돼 상권의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어 앞으로 개선돼야 할 점으로 인식되고 있다.

지역 상가들이 자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동성로내 유동인구의 절반 이상인 52%가 30대 이하의 젊은 연령층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부분의 물건들이 10~20대를 겨냥한 중저가 브랜드 매장이 대부분이다. 중저가 의류·패스트푸드 매장도 몰려 있지만 상대적으로 주머니가 얇은 10~20대 대상 매장이어서 상인 대부분은 “기대한 만큼 매출이 나오지 않는다”고 말한다.

또 중장년층 소비자는 동성로보다는 수성구 등으로 옮겨가고 있다. 동성로를 중심으로 대형 백화점과 쇼핑몰이 계속 늘어나는 것도 이 일대 상인들에게는 또 다른 걱정거리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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