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넣기도 아깝고
목에 걸기도 아깝다고
손가락에 끼기는 더 아깝다더냐
몇 날 며칠
가을을 온몸으로
기름시름 앓더니만
새콤달콤 차올리는 저 맛!
담 너머 온
석류
한
알
남몰래 따서
치마 속에 감추는 해거름
분명, 보았지요
미당의 시 `국화 옆에서`처럼 봄과 여름의 시련의 시간을 견딘 뒤 소담스럽고 고운 꽃을 피워내는 국화처럼 가을 하늘 아래 알알이 붉고 새콤달콤한 알갱이를 담뿍 품은 석류를 바라보는 시인의 눈이 경이로움으로 반짝이고 있다. 해거름 담 너머 온 석류 한 알을 남몰래 따서 치마 속에 감추고 싶은 것은 홍보석 한 말을 가슴에 담고 싶은 마음이리라.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