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모를 병에 걸린 용왕을 위해서 육지에 토끼의 간을 구하러 간 자라 이야기로 시작 되 는 `별주부전`은 어린 시절 즐겨 들었던 전래동화 중 대표작이다. 2011 신묘년 토끼해를 맞으며 순간의 방심으로 목숨 까지 잃을지 모르는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토끼의 지혜와 충성심 깊은 자라의 우직함이 깊은 감동으로 전해주던 별주부전의 줄거리가 새삼스러워 진다. “수소문 끝에 토끼를 찾아내 용궁에서 부귀영화를 누리게 해주겠다는 자라의 꼬임에 꾀 많은 토끼는 여러 번 의심을 해보지만 결국 재물의 욕심에 이성을 잃고 용궁행을 택하게 된다. 하지만 용궁에 와서야 비로소 자신이 속았다는 걸 안 토끼는 깊은 좌절에 빠지지만 지혜를 발휘해 위기를 기회로 극복해 낸다. 자신의 간은 몸 밖으로 빼낼 수 있는데, 마침 산속에 두고 왔으니 다시 육지로 가서 자신의 간을 내어 주겠다는 굳은 맹세를 하며 다시 육지로 돌아와, 이내 산속으로 도망쳐 버리게 된다. 용왕에 대한 우직한 충성심과 토끼의 거짓을 진실로만 믿었던 순진했던 자라는 모든 잘못의 책임을 지고 스스로 죽을 결심을 하게 된다. 이때 자라의 충심을 알고 있던 신선이 나타난 용왕의 병을 고칠 수 있는 선단을 얻게 된다.”는 이야기 속에서 과연 오늘날 우리의 모습들이 꾀 많은 토끼를 닮아가고 있는지 아니면 약간은 미련하지만 자신의 목숨까지 바쳐가며 충성하는 자라의 모습을 하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요즘 세상은 토끼의 얕은 꾀만을 요구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한번쯤 세상을 믿고 서로를 사랑하려는 자라의 우직함도 필요한 때가 요즘이 아닌가 싶다. 가끔씩 신선처럼 생각치도 못했던 기적이 우리들 주변에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 김태곤 대구 대백프라자갤러리 큐레이터

대구대학교 조형예술대학 회화과와 영남대 대학원 미학·미술사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대백프라자갤러리 큐레이터로 보다 나은 지역미술문화 발전을 위해 일하고 있다. 이쾌대 특별전과 청전 이상범전, 이인성 회고전 등 1백여회의 기획·초대전을 진행했으며, 현재 한국미술협회와 대구비평연구회, 온아트 회원과 활동 중이며 대구문화예술회관 소장용 미술품수집 자문위원과 대구문화재단 문예 진흥 활동 지원사업 심사위원, 고금미술연구회 심사위원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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