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대목 가까워 질수록 구제역 영향 급등할 듯

강추위로 평소보다 썰렁

“연초부터 공공요금이랑 생필품 가격마저 올라서 힘든데 설 차례상 볼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앞이 깜깜하네요”

15일 오후 3시 경북최대 재래시장인 포항시 북구 죽도시장. 구제역에다 한파까지 닥친 죽도시장은 평소보다 썰렁한 분위기다. 27년만의 강추위는 주부들의 옷깃을 더욱 여미게 만든다.

그래도 민족최대의 명절 설을 앞두고 죽도시장을 찾을 수밖에 없는 주부들의 심정은 타는 목마름에 가깝다. 아직까지는 그런대로 괜찮지만 4인기준으로 차례상을 준비하는데만 20만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 같아 보이기 때문이다.

설대목이가까워질수록 농축수산물의 가격은 더욱 오를 것을 전망되면서 아예 이번 설의 차례상은 차리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더 큰 것 같아 보인다.

이날 죽도시장을 찾은 김모씨(52·포항시 북구 두호동)와 동행해 본 죽도시장의 차례상 비용은 아직까지는 괜찮아 보인다.

이날 과일류는 사과 상품(3개)은 9천원으로 크게 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고 배도 1개 3~5천원정도에 거래됐다.

나물류의 경우도 시금치 3천원, 콩나물 2천원, 미역 2천원, 고사리 3천원, 도라지 3천원 등으로 현재까지는 크게 오르지 않은 상태다. 수산물류도 사정은 비슷했다. 명태 포 한마리가 5천원에 판매되고 있었으며, 돔배기, 조기, 가자미 등의 구입비용이 총 5만원 상당이면 가능한 수준이다. 육류는 소고기 국거리(탕국)와 꼬치 등의 구입 비용도 총 5만원 정도면 구입이 가능했다.

그러나 죽도시장 상인들은 설이 임박해지면 수요증가와 폭설, 구제역 등의 영향으로 30% 이상 가격이 급등할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놓고 있다.

정육점을 운영 중인 상인 최모(47·포항시 북구)씨는 “현재 포항지역에서는 구제역 백신 접종 등의 이유로 도축이 됐다”며 “경남 의성 등에서 소고기를 수급해 올 생각이지만 팔리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양을 가늠할 수가 없다”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같은날 시장을 찾은 주부 손모(34·포항시 북구)씨는 “장도 보고 설 물가도 알아보기 위해 죽도시장을 찾았는데 설 대목을 앞두고 가격이 급등할 것이란 얘기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며 “차례상에 빠져서는 안 될 최소 품목만 골라 장을 보고 있는데 현재 평소에 비해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아 차라리 다음주부터 설 연휴가 시작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경보기자

kbyoon@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