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지역 국가유공자와 유가족, 중상자의 의학적·정신적 재활을 돕기 위해 설립된 대구보훈병원 직원이 5년여간 수십억원을 빼돌렸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대구달서경찰서는 12일 대구보훈병원 공금 32억원을 횡령한 혐의(사기)로 전 기능직 직원 김모(40)씨와 김씨의 친구 박모(40)씨를 구속하고, 공금을 빼돌릴 수 있도록 계좌를 빌려준 김모(35)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보훈병원 원무과에 근무하던 김씨는 친구인 박씨와 짜고 진료사실이 없는 가공인물 명의로 전문위탁 진료비를 청구하는 수법으로 지난 2005년 5월부터 지난해 11월말까지 5년6개월동안 총 86회에 걸쳐 451개의 금융거래 계좌에 진료비를 지급하는 방법으로 32억원의 공금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결과 김씨는 국가보훈대상자들이 3차 진료기관에서 중증질환을 치료받은 뒤 그에 해당하는 치료비를 보훈병원을 통해 되돌려 받을 수 있도록 한 전문위탁진료비 지급에 관한 업무를 맡으면서 서류를 허위로 꾸며 진료비를 청구해 가로챈 것으로 밝혀졌다.

김씨는 이렇게 빼돌린 돈을 박씨와 대략 2대 1로 나눠 가지면서 매월 1천만원이 넘는 카드빚을 결제하고 생활비, 유흥비 등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보훈병원은 경찰의 수사가 마무리됨에 따라 자체적으로 이번 사건에 대해 직원들의 관리감독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이창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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