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오후 2시30분부터 4시 4분까지 1시간34분 동안 서해 연평도 해상에서 우리 해병대의 사격훈련이 실시됐다. 대한민국 영토와 영해를 지켜내겠다는 의지를 세계에 보여주면서 우리 스스로의 결의를 다지는 훈련이었다. 러시아와 중국이 사격 훈련 자제를 요구하는 등 훈련 재개를 반대했고 야당도 연일 훈련 반대를 요구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연평도 주민들이 비상 대피하고 전 국민이 가슴을 졸이며 지켜보는 가운데 무사히 사격 훈련을 마쳤다. 국민들의 자존심을 찾게 해 준 사격 훈련이었다.

지난 11월23일 북한의 포사격으로 중단한 지 27일만이다. K-9 자주포 4발을 비롯해 105mm 견인포와 81mm 박격포, 발칸포 등 해병이 보유한 모든 포가 동원돼 1천500여 발을 NLL(북방한계선)에서 10km 남쪽의 연평도 서남쪽 해상사격구역에 쏘았다. 정부는 훈련에 앞서 18일 ~21일 사이 사격훈련을 하겠다고 미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에 통보했다. 그리고 UN 안보리 소집과 러시아 중국의 반대, 북한의 위협을 무시하고 오로지 날씨만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단호함과 결연함이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한 것이다.

우리 군이 사격훈련을 재개하면 2차, 3차의 예상할 수 없는 자위적 타격을 하겠다고 위협했던 북한군은 대응하지 않았다. 이번 훈련은 우리 군이 우리 영해 내에서 주기적으로 실시해 온 통상적인 방어 훈련이다. 우리 영해에서 실시하는 훈련을 북한의 반대로 하지 못한다면 북한의 전쟁 위협에 국민을 팽개치는 행위를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번 훈련을 계기로 북한은 터무니없는 트집을 중지하고 일체의 도발 행위를 그치기를 바란다.

일단 최악의 상황은 모면했다. 그러나 언제 북한이 또 어떤 형태로 도발해 올 지 경계에 틈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지난 달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건은 두고두고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당시 군의 경계 실패와 늦장 대응, 거기에다 정부는 `확전 자제`에서 `강력 응징`으로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면서 훈련 재개를 저울질하는동안 북한의 반발을 불러왔고 국민들은 불안해했기 때문이다. 이번 훈련은 북한의 어떠한 도발 행위라도 즉각 엄중히 응징한다는 우리의 자세와 능력을 보여주었다. 다시는 국민들이 불안과 긴장 속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훈련이 실시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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