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한미연합훈련 2일차인 29일 오후 북한의 수상함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도발하는 상황을 가정한 훈련이 실시됐다.

우리 해군의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이 침투하는 적의 함정을 식별하고 조지워싱턴호에 함재기 출격을 요청했다.

함재기 출격을 요청받은 조지워싱턴호의 갑판에선 승조원들의 움직임이 부산하다.

갑판에 늘어선 전투기들은 사출장치 앞에서 10초 정도 제트엔진을 가열하다가 급발진해 200m 정도 굉음을 내며 활주로를 달려 2~3초 만에 비상했다.

전투기들은 사출장치의 도움을 받아 2.7초 만에 220㎞의 속력에 도달한다. 조지워싱턴호는 4대의 사출장치를 갖추고 있으며 비상시에는 30초에 1대가 출격할 수 있다.

출격한 전투기들은 NLL을 침투하는 가상의 적 항공기와 함정을 타격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리는 조지워싱턴호는 축구장 3배 크기로, 갑판과 격납고에는 전폭기인 슈퍼호넷(F/A-18E/F)과 호넷(F/A-18A/C)과 조기경보기인 E-2C(호크아이 2000), 전자전투기(EA-6B), 대잠수함 초계헬기 시호크(SH-60F) 등 70여대의 항공기가 탑재돼 있다.

댄 크로이드 조지워싱턴호 전단장(해군 준장)은 “오늘은 대공방어 및 수상함 훈련, 대잠훈련, 통신훈련 등을 했다”며 “어떤 임무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대비태세를 갖추는 것이 이번 훈련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이번 훈련의 작전계획은 조지워싱턴호의 심장부에 해당하는 지휘통제실(CDC:Combat Direction Center)에서 이루어진다.

작전 상황을 한눈에 보여주는 대형 화면과 레이더 장비 등을 갖춘 CDC에는 이 훈련에 참여하는 모든 부대의 연락장교들이 모여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모든 항공기의 이착륙도 CDC의 통제를 받는다.

CDC에 근무하는 피터 왈작 중령은 “항공전과 무기통제, 수상함전, 대잠수함전, 전자전 등이 CDC에서 통제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에는 미 7공군의 전투기와 우리 공군의 전투기가 참여하는 대공방어훈련이 실시됐다. 양국의 이지스함이 수백 개의 공중 목표물을 동시에 탐지해 방어하는 훈련도 병행됐다.

오후에는 항공모함에 탑재된 전투기가 출격해 가상의 목표물을 타격하는 항모강습단 훈련과 NLL을 침범해 우리측 수상전투단에 대한 공격을 시도하는 해상자유공방전이 진행됐다. 세종대왕함에 속한 7기동전단의 이범림 전단장(해군 준장)은 “이번 연합훈련에는 한미동맹을 과시하고 북한의 도발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