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정상회의 이틀째인 12일 오전 행사가 순조롭게 진행됐으며, 회담장 바깥도 삼엄한 경호·경비와 시민의 협조 등으로 평온했다.

회담장인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가장 먼저 나와 외국 정상과 국제기구 관계자를 맞이했고, 회의 전 참석자들이 삼삼오오 어울려 환담하는 등 밝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정상회의가 시작되자 각국에서 온 기자들의 취재 열기가 달아오르고, 국내외 요인들의 신변 보호를 위해 코엑스 주변 경계를 강화한 탓에 주변 교통이 혼잡해졌으나 행사 반대 시위는 전혀 없었다.

△각국 정상 본회의장 속속 도착=오전 8시20분께 회의 의장인 이명박 대통령을 시작으로 각국 정상이 본회의가 열리는 코엑스 3층 행사장에 속속 도착했다.

이 대통령에 이어 헤르만 반롬푀이 EU 상임의장, 웅웬 떤 중 베트남 총리, 압둘라 빈 압둘 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 호세 사파테로 스페인 대통령,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만모한 싱 인도 총리 등이 의전차량을 타고 차례로 들어섰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회의 시작 예정 시간인 오전 9시가 다 돼서 합류했으며,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약 10분 뒤 마지막으로 회의장에 도착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다른 정상과 달리 자국 경호원 4명을 대동하고 들어서 삼엄한 행사장 입구의 긴장감을 더했다.

그러나 한 외국 방송 기자가 인사를 건네자 웃는 얼굴로 받아주는 등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개회 직전까지 분주한 각국 정상=회의장에 모인 정상들은 회의 시작 직전까지 세계 경제위기에 대한 각국의 의견과 친소관계에 따라 소그룹을 이뤄 대화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가장 활발하게 자리를 옮겨 다니며 정상들을 만났다. 오바마 대통령은 바로 옆 자리의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도착하자마자 얼굴을 10㎝ 간격으로 맞대고 친근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나눴다.

이어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 및 지우마 호세프 차기 대통령 당선자와 어울렸으며 국제노동기구(ILO)의 후안 소마비아 사무총장과도 얘기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독일 메르켈 총리는 장시간 진지한 표정으로 대화했다. 양국 정상은 곧 시작될 정상회의에 대비해 의견을 나누는 모습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주로 자리에 앉아 회의자료를 검토했으며, 오전 9시54분 정상회의 개막을 알리는 모두발언을 시작했다.

△취재 열기 `후끈` 취재제한엔 `답답`=G20 본회의가 시작된 12일 오전 코엑스 1층 국제미디어센터에 몰려든 외신기자들은 긴장 속에서 저마다 바쁘게 움직였다.

자국 기자들에게만 공개되는 국가별 브리핑에 참석하기 위해 풀(pool)기자 대기석에는 다양한 국적의 기자들이 계속 몰려들었고, 피로를 풀려고 소파에 기대 쪽잠을 자는 외신기자들도 전날보다 늘었다.

중국 인민일보 서울 특파원인 망지우첸씨는 “어제는 후 주석을 마중하기 위해 아침 6시에 일어나 공항으로 갔다가 새벽 1시가 돼서야 귀가했다”고 말했다.

ABC 런던지사에서 일하는 뉴질랜드인 카메라기자 스캇 먼로(39)씨는 “정치인이나 중요 인물들을 직접 취재할 기회가 매우 제한돼 생생한 이야기를 전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아쉬워했다.

△행사장 주변 삼엄한 경비 탓에 집회·시위 0건=경찰이 행사 첫날보다 경비 태세를 크게 강화한 탓에 본회가 열리는 코엑스 주변에서는 이날 오전까지 단 한 차례의 집회·시위도 일어나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