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같이 흐르는 강물이지만

한복판에 흐르는 물살은 급하고 도도하다

마치 내가 걸어온 지난 날처럼

다 같은 강물이지만

강가에 흐른 물살은

물무늬도 짓고 맴돌기도 하면서

흐르는 물살은

강둑의 플라타너스나 풀뿌리들을 키운다

마치 내가 걸어오며 놓친 일처럼

…. ( 시의 일부분 인용)

`쉴 참에 담배 한 대`(1992)

참교육 운동에 적극 참여하며 교육현장의 시를 많이 써온 시인의 `강물`이라는 시는 그 연장선상에서 읽혀지는 작품이다. 강물은 변함없이 유유히 흐름을 이어오고 이어가고 있다. 플라타너스나 풀뿌리들을 키우며 말이다. 민중의 삶은 요란하지 않다. 흐르지 않는 것 같으면서도 유유히 흐르면서 이 땅의 삶을 풍부하게 일궈 내고 있는 것이다. 그들의 삶이 역사의 중심이며, 근간이기 때문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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