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학진흥원, 오늘 학봉·서산선생문집 목판 1천장 인수

【안동】 한국국학진흥원(원장 김병일)에 종택 등 각계에서 민간소장 유교목판 기증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2002년부터`목판 10만장 수집운동`을 전개, 지금까지 5만9천700장을 수집한 한국국학진흥원은 2일 안동시 서후면 금계리 학봉종택에서 학봉선생문집 목판 485장과 서산선생문집 목판 515장 등 총 1천장을 인수한다.

한국국학진흥원에 따르면 학봉종택은 우리나라 성리학의 본류인 퇴계학의 연원정맥을 근세에까지 이어온 중·근세 정신문화의 중심지로서, 임진왜란과 한일합방이라는 치욕의 역사적 소용돌이 속에서 400년 동안 줄기차게 이어온 항일구국활동의 산실 역할을 했다.

학봉 김성일(1538~1593)은 퇴계 이황의 고제(高弟)로 성리학과 예학에 뛰어나 특히 임진왜란 때 관군과 의병을 화합시켜 진주대첩을 승리로 이끄는 등 나라 일에 전력을 다하다가 순국했다.

또한 학봉의 11대 종손인 서산 김흥락(1827~1899)은 도덕과 학행이 뛰어나 주위의 칭송을 받았으며 학봉~갈암(이현일)~대산(이상정)~정재(류치명)로 내려오는 퇴계학의 정맥을 이어받은 영남의 대유학자였다.

그는 일제가 국모를 시해하고 왕권이 흔들리자 전국 최초의 항일의병인 `안동갑오의병`을 일으켰으며, 수천 명의 후학들에게 성리학뿐만 아니라 민족주의와 독립사상을 가르쳐 석주 이상룡, 일송 김동삼, 기암 이중업, 공산 송준필, 성재 권상익 등과 같은 수많은 의병과 독립운동가를 배출했다.

한국국학진흥원은 이번에 기탁받을 1천장의 목판에 대해 퇴계 이황선생과 서애 류성룡, 월천 조목, 한강 정구 등의 수제자들의 학문과 사상을 한 자리에서 만나게 되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

특히 국학진흥원은 지난달 14~15일, 아태지역의 기록문화유산을 직접 심사하는 외국학자들과 국내학자, 목판을 기탁한 문중 어른들과 함께 유교목판국제학술대회를 열었다.

이 대회를 통해 한국국학진흥원은 유교목판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인식을 공유, 유교목판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공감대 형성과 기초를 마련했다.

한국국학진흥원 권진호 목판연구소장은 “관리하기 어려운 민간 소장 유교목판을 조사, 수집하는데 힘을 기울이는 한편, 선조들이 남긴 소중한 기록문화유산인 유교목판을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권광순기자gskw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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