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 피해와는 무관한 지역”
“준설토, 배수빨라 농지훼손”

【칠곡】 저지대 침수방지를 목적으로 시행한 농지 리모델링사업이 낙동강 준설토 처리장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농어촌 공사가 시행하는 농지 리모델링은 낙동강 인근 저지대 침수지역을 대상으로 낙동강준설토를 메워 농지를 높이는 사업이다.

그러나 현재 농지 리모델링이 일부 완료된 칠곡군 기산면 죽전리 일대 농지는 넓은 면적 등으로 농경지라기보다 마치 공장용지나 아파트 조성용 부지로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이곳은 길건너에 아파트, 학교, 마을 등이 조성될 만큼 과거에도 저지대로 인한 침수 우려가 없는 지역으로 꼽혔지만 농촌공사는 이 일대에 대한 농지 리모델링사업을 시행했다.

특히 농촌공사는 관내 농지 리모델링 대상 면적 233.8㏊ 중 유독 이곳만 타 지역의 19배나 되는 130.7㏊ 나 되는 농지 리모델링을 시행해 일각에서는 침수피해는 핑계일 뿐 낙동강 준설토 처리장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반면 인근 지역인 약목면 관호, 무림, 덕산리 등 일대 농지 90ha는 저지대 침수피해를 우려해 이곳 농민들이 농지 리모델링 대상 지구로 지정해 줄 것을 수차례 건의했으나 거절 당해 형평성 논란마저 일고 있다.

농민 P씨는 “우리보다 저지대인 무림리는 빼놓은 채 이곳 일대를 리모델링 지구로 지정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준설토로 메워진 토지는 배수가 너무 빨라 작물이 자라기 어렵고 땅심을 회복하려면 수년은 걸려 결국 농지 리모델링 사업은 농지훼손만 가져올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한국농어촌공사 칠곡 지사 관계자는 “농지 리모델링 사업지구 선정은 침수, 배수 등 철저한 기본조사를 토대로 한다”며 “무림리 일대는 보상문제로 제외되고 죽전리 일대는 농지 리모델링 대상이 돼 선정했을 뿐 결코 준설토 처리 목적으로 지정한 게 아니다”고 해명했다.

한편 칠곡군의 농지 리모델링 사업면적은 총 233.8㏊이며 지역별 면적은 약목·덕산리 27.1㏊ 오평리 6.9㏊이지만 죽전리는 타 지역보다 무려 19배나 많은 130.7 ㏊를 농지 리모델링 지구로 지정했다.

/남보수기자 nbs@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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