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종시인
어제 오늘, 10월15일 우리나라 3대 일간지는 황장엽씨 통일사회장과 칠레 광부 33명 전원구조보도로 신문 1면이 넘쳐난다. J일보는 `황장엽, 대전 현충원에 영면하다`라고 과감하게 타이틀을 뽑았다. 내가 알기는 황장엽씨가 영면한 것은 국립대전 현충원이 아니라 서울 논현동 안가에서 영면하고 국립대전 현충원에 안장됐다.

언론고시를 통과한 영재(?)가 `영면`과 `안장`구별도 제대로 못하니 걱정스럽다. 진보(?)의 선봉인 H신문은 황장엽씨 통일사회장 기사는 신문 어느면에도 단 한 줄도 보도되지 않았다. 평소 종북 일간지라는 걸 익히 알고 있었지만 오늘 보도자세를 보니 평소 필자의 관찰이 너무 확실하며 스스로 놀랄 뿐이다. D약보에는 조선시대에 수령과 관기의 호작질이 자주 대서특필되고 있다. 수령의 할일이 경국대전과 목민심서에 명기되어 있다. 수령은 관할구역내의 백성에게 선정을 베푸는 것이 제1장이 되어야 함에도 수령과 관기의 엽색행각이 영원한 애정으로 미화되어 여과없이 소개된다. 조선시대에 고을마다 관기가 배치된 것이 독거하는 고을원이 백성의 아내를 범하지 않도록 제도적으로 안전장치를 했다. 고을원중엔 고을 백성을 위해 선정을 베푼 이도 더러 있지만 선정 이념보다 염문을 뿌려 놓은 수령이 너무 많다. 외관이 되는 자가 우선 순위에 두는 것은 미인이 많은 색향과 미곡 생산이 많은 곡창지대의 수령을 선호했다. 그래서 평안감사와 호남의 수령이 인기짱이었다. 요즈음 회자는 수령과 관기의 로맨스에 대해 필자는 참을 수 없는 역겨움을 느낀다. 소위 스폰서 검사사건과 연예계의 통상관례가 되다시피한 성상납도 뿌리는 조선시대의 수령과 관기의 구조가 현대까지 계승된 것이 아닌가 한다. 요사이 우리나라엔 세계수준에 도달하는 분야가 많아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지만 유독 정치는 세계에서 가장 바닥수준이어서 국가를 염려하는 국민으로서 많은 아쉬움을 느낀다. 칠레는 남북의 길이가 세계에서 가장 긴 나라다. 안데스 산맥을 따라 남북의 길이가 4천350km로서 장장 1만1천리에 달한다. 동서는 폭이 평균 177km다. 우리나라와 칠레는 무역협정이 진작에 체결돼 수산물과 포도가 대량 수입되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칠레국민들에게 긴급 수입해야 할 것이 있다.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고 낙천적인 기풍을 본받아야 할 것 같다. 지난 8월5일 광산사고로 33명의 광부가 지하에 매몰되었지만 10월13일까지 잘 버텨내어 33명이 안전하게, 확실하게 33명 전원이 털끝하나 다치지 않고 완전 구조된 것이다. 칠레 대통령은 33명의 매몰광부가 완전구출된 2010년 10월13일을 `지상최고의 날`로 명명했다.

참으로 공감이 가는 경사스런 날이다. 인생이 아름다운 것임을 33명이 완전 구출된 TV화면에서 강도높게 느꼈다.

칠레는 남미의 ABC-아르헨티나, 브라질, 칠레- 중 이제 남미 뿐 아니라 세계에서 1등 국가가 되었다. 생명의 소중함을 깊이 느껴 오랜 시간 동안 매몰된 광부를 격려하며 세계 각국에서 구출에 필요한 용한 장비를 백방으로 수소문한 칠레대통령의 애민정신이 참으로 존경스럽다.

요새 우리나라 같이 구성원끼리 아옹다옹하는 것이 참된 사람의 길도, 국민의 길도 아니라고 본다. 우리 국민도 국가를 밝게 보고 인생을 밝게 보는 연습을 많이 하여 국격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환경보전보다 국가보전이 더 긴요함은 두 말이 긴데 국가방어를 위하여 꼭 필요한 필수국방시설마저 우리지역엔 못한다고 머리에 붉은 띠를 두르고 실전을 방불케 하니 이래서야 국가품격은 그만 두고 국가의 존망조차 위태로울 뿐이다. 역사속의 위인을 예찬하기 전에 오늘을 사는 국민각자가 최저수준의 국가정신은 지녀야 할 것이다. 개인뿐 아니라 국가도 국민이 학대하면 거덜이 날 수 밖에 없다. 칠레 국민의 경사에 박수를 보내는 대다수 국민들이여, 국가수호를 위해 젊음을 국가에 잠정으로 맡긴 군인들과 무역전쟁에 이기기 위해 밤낮없이 진력하는 수출역군들에게 아낌없이 격려의 박수를 보내보자. 국가는 국민의 사랑을 먹고 크는 꽃나무다. 이제 우리도 제대로 된 국민이 되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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