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옥분교 포함 전교생 74명에 그쳐
과학·글쓰기·원어민 화상수업 등
도시학생 찾아오는 명품교육 시동

전교생 74명인 시골학교가 과학과 글쓰기 등 특색교육으로 도시학교 부럽지 않은 성과를 거두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포항시 죽장면 산골에 위치한 죽장초등학교(교장 박기백).

죽장면은 청송군, 영덕군과 경계를 이루는 포항시 도심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 오염물질이 전혀 배출되지 않는 청정지역으로 친환경농업과 고랭지 채소, 과수가 주된 산업기반을 이루고 있다.

죽장초등 역시 청년들이 도시로 나가고 노년층이 마을 지키는 전형적인 농촌마을 특징이 나타나며 학생 수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현재 전교생이 본교 57명, 상옥분교 17명이 전부다.

이 학교는 지난 9월 1일자로 박기백 교장이 초빙교장으로 부임하면서 학생들이 떠나지 않고 또 도시 학생들이 찾아오는 명품학교 만들기에 소매를 걷어붙였다.

죽장초는 2학기 시작과 동시에 경북도교육청 지정 `작은 학교 가꾸기 시범학교`로 선정됐다.

이는 `작지만 야무진 학교, 학부모가 신뢰하는 학교`를 바탕 흙으로 도시학교와 차별화된 특색교육을 통해 떠나는 학교에서 도시에서 학생이 오히려 찾아오는 명품학교를 만들겠다는 것.

명품 교육과제로 발명과 글쓰기, 합창, 택견, 영어 등을 선정하고 집중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발명과제의 경우 상대초등학교에서 발명반을 운영했던 권용인 교사가 부임하면서 본교와 분교장에 각각 과학동아리반을 조직해 체계적인 교육을 하고 있다.

글쓰기반은 학교 교사들이 교재를 직접 만들어 글씨의 기본을 지도하고 564돌 한글의 날 기념 죽뫼 반디 문학 페스티벌, `죽뫼 반디와 동화작가와의 만남`, 교내 글쓰기 대회 등 다양한 체험학습을 통해 창작분위기를 조성해 주고 있다.

최근 경기도 하옥리에서 이주해 온 주민이 학생들에게 우리의 전통무술인 택견을 가르치며 전통문화 교육과 더불어 체력단련, 정신수양 교육을 해주고 있다.

또 전교생이 참여하는 합창단과 회화중심의 원어민 화상영어 교육 과정도 운영하며 수요자 중심의 명품 특색 교육의 기틀을 다지고 있다.

도시학생들은 대부분 학교수업이 끝난 뒤 학원이나 개인과외 등 사교육에 의존하고 있어 학교의 방과 후 학습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반면 농촌지역인 이곳은 상대적으로 사교육을 받을 여건이 되지 않아 학생들은 학교의 방과 후 수업에 치중하게 된다. 결국 죽장초의 특색교육은 농촌학생들의 사교육 기능을 해주며 도시 학생과 비교하면 뒤떨어 질 수 있는 학력수준을 높여 주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죽장초의 명품 교육과제는 교사와 외부강사의 헌신적인 노력과 학부모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도시학교 학생들을 능가하는 큰 교육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과학동아리반의 김민식(6학년)군은 경북도 학생과학발명품 경진대회에서 금상을 받은 데 이어 제32회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에 경북도 대표로 참가, 도시학생들을 제치고 당당히 은상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또한, 제38회 화랑문화제 문예대회에서는 6학년 정미령·김희정 학생이 산문부 은상, 5학년 박진구 학생이 운문부 동상을 받는 등 글쓰기 명문학교로서의 전통을 단단하게 다져가고 있다.

박기백 교장은 “우수한 교사 자원을 바탕으로 죽장초등만의 명품 특색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도시에서 학생들이 찾아오는 명문학교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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