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

SBS TV 주말극 `인생은 아름다워`가 동성애 커플인 태섭(송창의 분)-경수(이상우)의 언약식 장면을 촬영해놓고 23일 방송에 내보내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애초 `인생은 아름다워`는 이날 방송에서 태섭과 경수가 비록 사회적으로 인정받지는 못하지만 성당에서 반지를 주고받으며 자신들만의 언약식을 하는 장면을 내보낼 계획이었지만 이 장면은 편집돼 방송에 나가지 않았다.

방송 직후 `인생은 아름다워`의 SBS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이에 대한 시청자의 항의가 쇄도하고 있으며, 대본을 쓴 김수현 작가 역시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그냥 더러운 젖은 걸레로 얼굴 닦인 기분. 시차고 흐름이고 리듬이고 엉망되고..”라며 방송사에 불만을 토로했다.

김수현 작가 트위터로 불쾌감

항의표시 해당장면 대본 공개

앞서 태섭-경수 커플의 성당 언약식은 촬영부터 수월하지 않았다. 이들은 제주도의 한 성당으로부터 촬영 허가를 받았지만 막상 촬영이 시작되자 성당 측의 제지를 받고 중도에 철수해야 했다.

당시 제작사는 촬영을 다 마치지는 못했지만 촬영한 분량을 최대한 이용해 언약식을 방송에 내보내겠다고 밝혔지만 해당 장면은 끝내 전파를 타지 못했다.

김수현 작가는 이러한 사태를 미리 통보받은 듯 이날 오후 트위터를 통해 “`인생은 아름다워`는 마지막까지 수난이군요. 문제의 성당 신에 마음의 소리로 처리하려던 대사 몇마디도 안된다고 기어이 잘라내라는 방송사의 요구에 이어 잘라낸다는 통고? 뉘앙스의 연락을 받았습니다”며 불쾌함을 드러냈다.

그는 항의의 표시로 자신이 쓴 대본 속 해당 장면 부분을 트위터에 공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인생은 아름다워`의 김영섭 CP는 “성당 측이 동성애자의 언약식인 줄 모르고 촬영을 허가했다가 내용을 알고 촬영을 불허한 것을 보고 편집에 고려했다. 동성애자들의 인권도 보호해야 하지만 종교인들의 믿음과 가치관도 배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본이 나왔을 때는 크게 문제가 될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지만 막상 촬영이 제지되고나니 특정 종교의 교리에 배치되는 내용을 내보내는 게 문제가 될 소지가 있어 해당 장면을 편집했다”며 “같이 사는 사회에서 서로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