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지느러미가 푸르게 떨린다

그가 열심히 헤엄쳐가는 쪽으로 지상의 모든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그 꼬리 뒤로 빛의 속도보다 더 빠르게 더 멀리 사라져가는

초고속 후폭풍의 뒤통수가 보인다

그 배후가 궁금하다

`다국적 구름공장 안을 엿보다`(2003)

시인은 풍향계를 허공에서 헤엄치는 물고기에 비유하고 있다. 풍향계는 늘 어떤 징후를 느끼게 해주는 사물이고 그 방향과 빠르기는 인간의 관심사가 되어있는 것이 실상이다. 시인은 그 물고기의 유영보다는 그 배후에 관심과 시의 중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빛의 속도보다 더 빠르게 더 멀리 사라져가는 초고속 후폭풍의 실체는 무엇일까. 아마도 핵폭발에 따른 후폭풍이라 여겨진다. 시인이 말하는 물고기는 바로 우리네 인류로서 핵폭발같은 엄청난 일들로 세계의 종말이 올지도 모른다는 것을 시인은 염두에 두고 쓴 시라고 여겨진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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