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톨 풀씨 속

푸른 들녘으로 나는 가고 싶다

그 푸른 지평선에

먼 옛날부터 나를 기다리는

오랜 내가 있으니

해와 달 따라 바람 데불고

그 푸른 잠 속으로 나는 가고 싶다

`모든 돌은 한 때 새였다`(2003)

한 톨 풀씨. 비록 작은 한 톨의 알맹이라 할지라도 거기에서 한 포기의 푸른 생명이 일어서고, 또 한 톨의 씨앗에서 푸른 풀이 자라나면 이것들이 모여서 푸르른 풀밭이 이뤄지는 것이다. 이것은 우주의 이치가 아닐까.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의 일들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한 아름다운 봉사와 사랑은 또 다른 아름다운 손길들로 확산되어가고, 작은 평화는 더 큰 평화로 확장되어가지 않을까.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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