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만년 전 인간의 게놈(유전체)에 침투한 바이러스가 태아줄기(ES)세포내의 유전자 조절 방식을 바꿔놓았음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증거가 발견됐다고 과학 웹사이트 사이언스 데일리가 13일 보도했다.

싱가포르와 미국 과학자들은 새로운 게놈 서열 해독기술을 이용해 사람과 생쥐의 ES세포에 들어 있는 OCT4, NANOG, CTCF 등 세 가지 조절단백질의 게놈 위치를 조사한 결과 두 동물에게서 많은 유사성을 발견했지만 이와 함께 인체 내에서 조절되는 유전자의 형태와 조절 방법에 많은 차이가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특히 수백만년 전 인간 게놈에 침투한 특정 유형의 바이러스들은 사람의 줄기세포에서 일어나는 유전자 조절 네트워크를 극적으로 변화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처 지네틱스지에 발표된 이 연구는 줄기세포 연구와 이를 이용한 재생의학 분야에 중요한 진전이 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연구는 지난 1983년 노벨 생리학 및 의학상 수상자인 바버라 머클린터크가 최초로 주장한 가설, 즉 DNA상의 일정 부위에서 다른 부위로 이동하는 능력이 있는 DNA 단위를 가리키는 전이인자가 게놈 속으로 들어가면 유전자 조절에 영향을 미치는 `조절인자`가 될 수 있다는 가설을 입증하는 결정적인 증거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