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종시인
글감을 찾아 눈을 두리번 거리던 차에 TV자막 뉴스에서 빅뉴스(?)를 찾아냈다.

서울 청량리 집창촌에서 30대 매춘녀가 고객(?)에게 살해당했단다. 열차시간에 맞추기 위해 서울시립대학에서 택시를 타고 청량리역을 향했는데 택시기사가 지름길로 달려 가느라고 가다 말로만 듣던 588 집창촌을 스쳤다. 웨딩드레스를 입은 10분짜리 신부가 입구에서 모의신랑감을 기다리고 있다. 여자 연예인 뺨치게 몸매좋고 얼굴 예쁜 팔팔한 신부감이 바람난 서방(?)을 기다리고 있다. 저 몸매 저 용모에 연예인이 된다면 연예계 판도에 큰 지각변동이 날 법 하다.

감상적인 사회주의자는 매춘은 생활전선의 벼랑에 선 여성의 마지막 선택한 카드로 알기 일쑤지만 반드시 그런건 아닌 모양이다.

매춘여성에게 설문조사를 한 결과 6할은 생활고요, 4할은 적성(?)에 맞아 선택한 걸로 알려졌다. 인류의 가장 오랜 전통의 직업이 매춘이다. 구약성서 창세기에 나오는 유다의 며느리 다말이야기도 있고 여호수아기에 보면 기생 라합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매춘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와 연륜이 같다고 봐도 틀림이 없다.

왕성한 성욕구 덕분에 인류가 멸종되지 않고 번성(?)을 누리겠지만 인생에게 성이 전부일 수 없어도 중요한 일부분임에는 틀림이 없다. 좌파정권의 입법으로 매춘을 엄벌하고 있다. 성범죄자들은 건전한 여성을 범하지 말고 매춘녀에게 지갑을 여는게 성범죄를 줄이는 방법이 될 듯 하지만 매춘자체도 불법으로 처벌을 받게 되니 지나친 성욕구에다 자제력이 떨어지는 화상은 이래도 저래도 법망을 빠져 나오기 어렵게 되어 있다.

이름난 예술가중엔 평생을 독신으로 지내거나 뒤늦게 가정을 이룬 이들이 많다.

막강한 성에너지를 발산하지 않고 승화시켜 창작의 원동력이 되어 세계수준의 명작으로 태어나고 있다. 우리나라 예술가들 중에도 자제력이 없고 주색잡기에 빠져 생을 허비한 이들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기행만 연출했을 뿐 무게있는 작품은 한편도 남기지 못한 무늬만의 작가 시인이 후생에게 비켜야 할 위험지대를 선명히 보여준다. 성공한 사람도 실패한 사람도 자기가 선택한 인생주제를 가지고 성패의 주인공이 된다. 사춘기가 시작되고 부터 여색에 빠져 한생을 보낸 R은 인간다운 삶을 살지 못하고 평생 섹스에 몰입하다 한줌의 재로 변했다. 사람다운 삶은 한번도 살지 못하고 평생 절구질만 하다 인생을 종쳤다. 한 일도 없고 사회에 암적인 존재였던 그를 보면 조물주의 대표적 실패작이 눈앞에 확연히 보인다.

성욕을 승화시켜 여력을 사회에 봉사하고 미담을 창조하는 이들을 보면 살아있는 천사, 걸어다니는 천사같아 경건함을 느끼게 된다. 요사이 성사건을 보면 우리 국민들 중엔 형이상학적으로 사는 사람보다 형이하학적으로 사는 이들이 더 많은 것 같아 저으기 염려스럽다. 밝은 세상,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핵보다 막강한 성욕구를 문화창조와 이웃에 대한 봉사로 돌린다면 우리나라가 살기 좋은 나라 서열이 몇 칸 더 상승할 것 같다. 창녀의 죽음을 `어떤 순직`이라고 빗대었지만 더이상 이 방면의 순직자(?)가 나오지 말기를 바랄 뿐이다. 성문제는 핵문제보다 더한 인류최대의 난제다. 핵문제는 핵보유 국가 원수들이 잘 통제하면 되지만 성문제는 최고 천재로부터 저능아까지 광범위하게 처져 있어 난제 중 난제일 수 밖에 없다.

여름은 `열음`으로 열매란 뜻이다. 옛 선조들은 더운 여름에 좁은 오두막에 살면서 더우면 동네우물을 길어다 목물을 치면서 더위를 밀어냈다. 더운 여름철에도 인내심 많은 우리 옛 어머니들은 무명베를 짰는데 여름에 짠 무명베를 `여름낳이`라고 했다. 옛날보다 더 좋은 조건에서 살고 있는 오늘날의 우리는, 여름철에 성사고를 내지 않도록 노력하고 더 나아가 창조적인 여름이 되도록 유념해야 할 것 같다. 이스라엘의 속담집격인 구약성서 잠언 22장을 펴보면 “탕녀의 입은 깊은 함정이다. 거기에 빠지는 사람은 야훼의 노여움을 산다.”

부도덕한 성애에 빠지는 것은 신의 저주임을 암시하는 경고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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