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웅규 포항테크노파크 팀장… 시장규모 2012년 1조원 시대 예고

곡식을 발효해 만든 막걸리는 든든한 포만감과 낮은 알코올 함양으로 오랫동안 서민주의 역할을 담당해 왔다. 최근에는 막걸리의 영양학적 가치까지 부각되면서 대중적인 주류로 확실한 자리를 굳혔다. 이러한 막걸리의 인기는 대기업들의 본격적인 시장진출로 또 한 번의 전환점을 맞았다. 기존 영세업자 중심으로 근근이 지켜오던 막걸리 시장의 맥은 거대자본이 투입되면서 외부적인 변화를 요구받는 셈이다. <편집자 주>

글싣는순서

① 우리 쌀과 우리 막걸리, 상생의 경제학

② 막걸리, 이름값을 높이다

③ 민족 전통의 술, 막걸리

④ 넓은 시장을 노려라

“막걸리 시장이 얼마나 거대화되든, 막걸리 자체는 고유의 맛과 향, 풍미를 지켜야 합니다. 장인정신을 통한 막걸리의 품질 고급화만이 유일한 시장경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허청 자료에 따르면 막걸리는 80%의 물과 7%의 알코올, 13%의 영양성분(단백질·탄수화물·지방·식이섬유·유기산·비타민·유산균 등)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알려진 가장 몸에 좋은 술, 와인의 영양성분도 5%에 불과하다.

특히 유산균 함유량은 생막걸리의 경우 일반 유산균 음료의 10배인 ㎖당 1억마리나 된다.

풍부한 영양성분이 알려지면서 막걸리 시장은 2012년 1조원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식품관련 대기업도 눈독을 들이고 있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더욱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이러한 경쟁이 항상 순기능만을 유도하진 않는다.

유통기한이 길어지고 품질이 다양해질지 모르지만, 현재 지역별로 흩어져 있던 영세 막걸리 시장은 거대자본으로 인해 고사할 우려도 분명히 존재한다.

“현재 막걸리 산업은 집집마다 고유의 쌀과 물, 누룩을 갖고 특유의 맛을 내던 과거로 회귀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까지가 대중화의 싸움이었다면 이제부턴 차별화의 싸움이라고 할 수 있죠”

포항테크노파크 바이오지원정보센터 최웅규 팀장은 우리나라 막걸리 역시 프랑스 와인이나 일본 사케 시장을 모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우뭇가사리가 가미된 포항지역 특허 막걸리 `영일만 친구`를 개발한 그는 이러한 믿음을 실현하기 위해 현재 주정용 쌀과 청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와인과 사케는 `어느 지방에서 재료를 키워 무슨 물을 쓰고 누가 제조했는지`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입니다. 제조자도 장인으로서 추앙받고요. 이 시스템은 우리 막걸리 시장도 분명히 배워야 할 점입니다”

영세업자들이 주류를 이루는 우리 막걸리 시장의 특성상 수입품 쌀에 밀가루를 섞고 수돗물로 빚은 막걸리로서는 현재의 인기를 지속시키기 어렵다는 의미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쌀과 물, 공기, 유통과정 등 지역 모든 요소의 유동적 연결이 중요한 부분으로 지목된다.

최 팀장은 “지금 영세업자들은 일본과 프랑스처럼 직접 재료를 기르고 암반수를 뚫는 일은 할 수 없습니다. 이는 지자체에서 나서줘야 할 일이죠. 농업과 환경을 우선 개선해서 막걸리의 장인화를 끌어낼 수 있다면 이는 막걸리 시장만이 아닌, 관광객 유치와 쌀 판매 향상 등 종합적인 측면에서 지역의 시너지 효과를 끌어낼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고 강조했다. <끝>

/신동우기자 beat08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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