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제285호인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가 연구원들에 의해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수곤 서울시립대 교수는 16일 “최근 그림이 새겨진 반구대 암각화의 오른쪽 측면 암반이 파괴된 흔적이 발견됐다”며 “이는 지난해 9월부터 연구용역을 수행 중인 공주대 산학협력단의 조사 과정에서 파손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그 증거로 공주대 산학협력단이 지난 6일 울산시에서 발표한 `반구대 암각화 암면 보전방안 학술연구` 용역 중간보고회 자료를 제시했다.

그는 “시료 수습의 위치 및 암석의 풍화상태를 사진으로 찍어 보고한 자료의 석재 성분분석 편 `20. 연구 진행현황 항목`에 반구대 암각화 우측 A지점에서 반구대 암면과 같은 시료를 수습했다고 명기돼 있다”며 “이 부분은 국보인 반구대 암각화와 동일한 바위 면으로 일부러 파괴해 시료를 채취해서는 안 되는 곳”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반구대 암각화 주변에는 똑같은 성질의 바위가 많아 굳이 국보이자 문화재인 반구대 암각화 주변을 손상하지 않더라도 연구를 위한 시료 채취가 가능하다”며 “만약에 시료를 채취하려고 이곳을 인위적으로 훼손했다면 큰 문제”라고 밝혔다.

또 김호석 한국전통문화학교 교수는 “A지점 부근에서 약 25㎝ 크기로 금속에 의해 타격한 듯 단면이 명확하게 절단돼 있다”며 “지난해 5월 내가 촬영한 사진에는 이 지점에서 돌이 떨어져 나간 흔적이 없었는데 공주대가 용역조사를 위한 비계를 철거하고 난 지난 4월 촬영한 사진에서는 이 부분의 원형이 훼손됐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