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씨 40도에 가까운 불볕더위가 계속되면서 러시아와 미국이 더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러시아 비상사태부는 매일 수십 명이 더위를 피하려고 물에 뛰어들다가 익사 사고로 숨지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비상사태부 관계자는 “어제 하루만 러시아에서 어린이 2명을 포함해 49명이 물에 빠져 숨졌다”면서 “이 상황에 매우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러시아에서 익사 사고로 지난 6월 한 달 동안 1천200여 명이 숨졌다.

이번 주말 모스크바의 기온이 역대 최고인 37도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모스크바 주변의 호수 등에는 보드카를 마신 무리가 어린이들과 함께 있는 모습도 심심찮게 보이고 있다. 이 관계자는 “익사자 대부분은 술에 취한 상태였고 어린이들은 단지 어른이 제대로 돌보지 않아서 물에 빠져 죽었다”고 말했다.

기상 전문가들은 앞으로 1주일 정도 불볕더위가 계속될 것으로 예보했다.

이상 기후는 농작물에도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러시아 곡물 로비 단체는 기상 관측을 시작하고서 130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가뭄 때문에 농작물 성장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으며 정부도 더위로 곡식 재배가 어려워진 16개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피해 지역은 포르투갈 크기만큼 넓다.

크렘린은 무더위 때문에 매주 토요일마다 열던 군기(軍旗) 분열식을 오는 17일에는 취소했으며 러시아 육군도 당분간 예광탄으로 인한 화재 위험 때문에 야간 훈련을 중단했다.

미국도 이상 열파를 비켜가지 못했다. 중부 캔자스와 오클라호마에서는 체감온도가 46도까지 올라가면서 전력 사용량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오클라호마 대부분 지역과 캔자스 일부 지역에서는 이날 몇 시간 동안 이상 기온 주의보가 발령되기도 했다.

중부 지역뿐 아니라 동부 뉴욕의 센트럴파크도 지난주 기온이 사상 최고인 39도까지 올라갔으며 뉴저지주의 뉴어크에는 4일 연속 38도를 넘는 불볕더위가 이어졌다.

전력 사용량 급증으로 암트랙 열차 서비스가 지연됐으며 전력 회사들은 전기를 아껴써 달라고 주민들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