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파 귀족 등이 한일 병합에 협조한 대가로 일왕한테서 받은 돈을 일컫는 `은사금(恩賜?)`의 수령자와 구체적인 액수가 14일 공개됐다.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가 발간한 역사 단행본 `친일재산에서 역사를 배우다`에 따르면 일제 강점 직후 이른바 `병합의 공로자`로 인정받은 조선귀족 등은 지위에 따라 수만엔씩 은사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1엔은 요즘 돈 가치로 환산하면 약 2만원에 해당한다고 조사위는 설명했다.

은사금 액수는 귀족 작위와 일제에 대한 공로, 대한제국 황실과의 관계 등을 토대로 결정됐으며 가장 낮은 작위인 남작은 대체로 2만5천엔(5억원 상당) 정도를 받았다. 작위가 높을수록 은사금 액수도 많아져 대표적인 친일파인 백작 이완용은 15만엔(30억원)을 받았다. 같은 백작이라도 이완용보다 공로가 덜한 이지용은 10만엔(20억원)을 챙겼다.

자작 중에는 송병준과 고영희 등이 일제를 도운 공이 커 10만엔(20억원)의 거금을 거머쥐었다.

왕족 출신으로 후작이 된 이재각·이재완 등은 16만8천엔(33억6천만원)을 받았고, 조선귀족회 회장이면서 중추원 부의장까지 오른 박영효는 28만엔(56억원)을 타냈다. 최고액 수령자는 궁내부 대신으로서 한일 병합조약 체결에 참가한 이재면으로 무려 83만엔(166억원)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순종의 장인인 후작 윤택영도 50만4천엔(100억8천만원)을 받았고 신궁봉경회 총재로 활동한 이준용은 16만3천엔(32억6천만원)을 손에 넣었다. 귀족은 아니지만 일제가 대한제국을 병합하는 데 일조한 이용구도 10만엔(20억원)의 은사금을 받았다.

또 일제하에서는 고관 자리를 지낸 관료나 중추원 고문, 참의도 상당한 액수의 급료와 수당을 지급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