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문화부의 한 위원회는 12일 2차대전 중 강탈돼 현재 빈의 거대한 사설화랑에 소장돼 있는 그림 4점은 나치가 압류했거나 유대인 소유자가 강제로 포기한 것이므로 원주인에게 되돌려져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 중 하나는 에로틱한 구상작품으로 유명한 오스트리아의 표현주의 미술가 에곤 실레의 작품이며 나머지는 19세기 말 활동한 오스트리아 미술가 안톤 로마코의 작품이다.

현재 레오폴드 뮤지엄 재단 소유로 돼 있는 이 그림들에 대해 유대인 단체 등은 아돌프 히틀러 추종자들이 강탈한 것을 소장하고 있는 행위라고 비난해 왔다.

문화부 위원회는 `봄`, `화관을 쓴 니케여신`, `소녀 누드` 등 로마코 작품은 원래 빈에 거주했던 유대인 의사 오스카 라이헬의 소유라고 밝혔다.

나치가 이 그림들을 실제로 절차를 밟아 몰수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박해를 가해 포기하도록 한 것이 분명하다”고 위원회는 결정서에서 밝혔다.

10명으로 구성된 이 위원회는 또 `바닷가 집`이라는 실레의 작품은 1930년대 말 압수된 예니 스타이너의 재산에 포함돼 있었는데 1941년 2월 빈 소재 세계 최고(最古)의 경매장 도로테움에서 조세핀 에른스트에게 팔린 사실을 밝혀냈다.

14년 뒤 에른스트의 아들은 지금은 고인이 된 루돌프 레오폴드에게 이 그림을 팔았다. 레오폴드는 실레, 구스타프 클림트, 오스카 코코시카 등 유명 미술가들의 작품 5천여점을 수집한, 오스트리아 최다 최고 미술품 수장가였다.

문화부는 로마코 작품의 원소유자 라이헬과 실레 작품의 원소유자 스타이너의 합법적 상속자에 대해서는 말할 위치에 있지 않다면서 이는 반환이 이뤄진 뒤의 문제이며 반환 방식 또한 현재 소유자인 화랑 측에 의존해야 할 형편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