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스페인 12일 결승서 각각 첫 우승 도전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우승컵의 주인은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와 `무적함대` 스페인의 한 판 대결로 가려지게 됐다.

네덜란드와 스페인은 12일 오전 3시30분(이하 한국시간)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대회 결승전을 치른다.

4강에서 네덜란드는 우루과이를 3-2로 꺾었고, 스페인은 우승 후보 독일을 1-0으로 눌렀다.

2006년 독일 대회까지 총 18차례 열린 월드컵에서는 브라질(5회), 이탈리아(4회), 독일(3회), 아르헨티나, 우루과이(이상 2회), 잉글랜드, 프랑스(이상 1회) 등 일곱 나라만이 세계 챔피언의 영예를 안았다.

이제 월드컵 역사상 여덟 번째 챔피언의 탄생을 눈앞에 뒀다.

◇우승 한풀이 `내가 먼저`

네덜란드와 스페인 모두 세계 정상급 전력을 갖추고도 아직 월드컵 무대에서는 한 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네덜란드는 1974년 서독 대회와 1978년 아르헨티나 대회에서 2회 연속 준우승을 차지한 것이 역대 최고 성적이다. 결승 진출도 아르헨티나 대회 이후 32년 만이다.

스페인의 `월드컵 울렁증`은 더 심했다.

이번 대회까지 13차례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스페인은 1950년 브라질 대회 때 4위가 역대 최고 성적일 정도로 월드컵과는 인연이 없었다.

결승 진출은 1930년 우루과이에서 첫 대회가 열린 이후 무려 80년 만에 처음이다.

`무관의 제왕`이라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던 스페인은 2008년 유럽선수권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1966년 유럽선수권대회 우승 이후 44년 만에 메이저대회 우승의 한을 풀었다. 이제 그 여세를 몰아 월드컵 우승까지 차지하겠다는 각오다.

◇`효율 축구` 지존 가리자!

이번 대회는 화려함보다는 조직력을 앞세워 기복 없는 플레이로 필요한 승점을 챙기는 `실리축구` 쪽으로 세계축구가 흘러가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득점 기회를 노리다 `원샷원킬`로 상대의 숨통을 끊는 경기 운영 방식은 남미와 유럽 팀을 막론하고 이번 대회의 주류로 자리매김했다.

결승에 오른 네덜란드와 스페인 역시 철저히 실리를 챙기는 경기를 했다.

`전원 공격, 전원 수비`로 정의되는 `토털사커`의 원조 네덜란드는 화려한 공격력이 최대 강점이었다.

하지만 주요 국제 대회에서 수비조직력이 탄탄하거나 공격력이 한 수 위인 팀을 만나 결정적 한 방에 무너지곤 했다.

새로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베르트 판마르베이크 감독은 “왜 승리 대신 `좋은 축구`에 집중해야 하나, 추하게라도 이길 수 있어야 한다”면서 `오렌지군단`의 변화를 이끌었다.

공격진의 화려함은 떨어졌지만, 안정적인 경기운영을 위해 끈끈한 수비와 미드필더진의 유기적인 플레이를 강조했다.

네덜란드의 `실리 축구`는 지역예선을 포함한 14경기 연승으로 나타나 `전승 우승`에 대한 기대까지 부풀리고 있다.

본선 6경기에서 12골을 넣고 5골을 내준 네덜란드는 덴마크와 조별리그 첫 경기(2-0 승)만 두 골 차로 이겼을 뿐 나머지 5경기 모두 한 골 차로 상대를 돌려세웠다.

그리고 우루과이와 4강전(3-2 승)에서 2골을 내준 것이 한 경기 최다실점이었다.

이 같은 효율적인 축구는 스페인도 마찬가지다.

스페인은 이번 대회 4강까지 6경기 동안 고작 7골을 터트리는 데 그쳤다. 2008년 유럽선수권대회 우승 때 결승까지 6경기를 치러 12골(3실점)을 넣었던 것과 비교된다.

하지만 단 2실점만 하는 `짠물 수비`로 결승까지 올랐다.

스위스와 조별리그 1차전에서 득점 없이 0-1로 지고 나서 온두라스(2-0 승), 칠레(2-1 승)와 경기에서만 두 골을 넣었을 뿐 16강 토너먼트부터는 세 경기 모두 한 골씩 넣어 1-0으로 이겼다.

온두라스와 경기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한 골 차 승부였다. 상대를 주저앉히는 데 꼭 필요한 만큼만 두들겼다는 이야기다.

/연합뉴스